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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구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학생들은 만족한다지만···교사 업무 가중 논란에 "업무 부담 해소 촉구"

심병철 기자 입력 2025-09-14 10:00:00 조회수 47

대구시가 IB(국제 바로레아) 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교사들의 업무 부담 가중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IB 프로그램이 교사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면서, 교사들의 사기 저하와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 IB 교육의 '첨병'
대구시교육청은 2019년에 국내 최초로 IB(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공교육에 도입한 이후, 전국적인 IB 교육 확산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IB 교육은 강의식 주임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키워,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이 IB 프로그램 운영 학교의 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들의 90% 이상이 만족하는 등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IB 교육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 자료 수집 및 분석 능력, 논리적 표현력 등이 향상되었다고 답했습니다.

대학 입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IB 고등학교 과정(DP)을 이수한 학생들이 2025년 대학 입시에서 수도권 주요 대학, 지방 거점 국립대학, 해외 명문 대학 등에 합격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대구시교육청이 105개 학교(초·중·고)가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학교의 약 2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은 2024년에 IB 교육을 추진하는 학교를 97개에서 2025년까지 전체 학교의 약 3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원 연수 시스템을 구축하여 교사들의 IB 프로그램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의 IB 교육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서울, 경기, 전남 등 전국 11개 시·도 교육청이 IB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양적 성장보다 질적 내실을 다져야"
양적 성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질적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 교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IB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이 생각보다 매우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B는 정해진 교과서나 표준화된 평가 방식이 부족하고, 교사들이 직접 교과 내용을 재구성하고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탐구 주제를 개발해야 합니다.

또한, 학생들의 개별적인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포트폴리오 관리도 중요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기존 수업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노동을 의미합니다.

전교조 대구지부에 따르면 IB 수업은 매 수업마다 교사들에게 엄청난 노동 시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기에 사전 준비가 훨씬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구시교육청은 IB 학교 교사들의 업무 과중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교사들의 피로도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IB 학교에 학교 당 코디네이터 수업 지원 교사 1명과 교육공무직원 1명, 사서 1명을 증원했습니다.

또한 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층위별, 대상별(초·중·고)로 다양한 연수, 워크숍,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IBO에서 정식으로 열리는 워크숍 참여를 지원하거나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IB 학교 교원들은 승진 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구시의회, 교사 지원책 마련 촉구
대구시의회는 이러한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박소영 의원(동구)은 최근 대구교육청에 대한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IB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사기 진작과 동기 부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박 의원은 IB 수업이 교사들에게 가중되는 업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박 의원의 지적은 현장 교사들의 어려움을 정확히 짚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IB 교육의 철학은 이상적이지만,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은 오롯이 교사들의 몫입니다.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IB 교육 생태계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 의원은 IB 월드스쿨의 경우 효과적인 교수학습 도구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교사들이 오롯이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지원을 넘어선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IB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업무 경감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충분한 연수 기회 제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의 노고에 걸맞은 합리적인 인센티브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육 현장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대구는 IB 교육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 노력이 단발적인 성공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IB 교육은 교사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교사들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구시교육청은 현장의 어려움을 정확히 진단하고, IB 교육이 교사들에게 보람과 성취를 안겨주는 혁신적인 교육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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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철 simbc@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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