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대구 지역 수출 제조기업 10곳 중 7곳은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 상호 관세 15% 부과(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50%)로 결론 나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앞으로 수출에 타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관세 영향을 피하려면 생산기지를 이전해야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아서 절반가량은 특별한 대책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합니다.

2025년 대미 수출액 2024년보다 12.3% 감소···"미국 관세 인상 여파"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대구의 대미 수출액은 11억 935만 달러입니다.
2024년보다 12.3% 감소했습니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부품은 4.3% 줄었습니다.
대구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3%로 지난해(23%)보다 조금 줄었지만 1위 중국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이처럼 수출이 줄어든 원인은 미국 관세 인상 여파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2025년 8월 19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제조기업 302개사(응답 176개사, 응답률 58.3%)를 대상으로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지역기업 영향을 조사했더니, 응답 기업 중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기업의 70.4%가 관세 인상 이후 수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습니다.
'10% 이상 20% 미만 감소했다'는 기업이 21.1%로 가장 많았고, '20% 이상 감소했다'는 기업도 16.9%에 달했습니다.
반면 '증가했다'는 기업은 없었습니다.
응답 기업의 73.3%는 미국 관세 정책으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 직수출하거나 현지 법인 운영 등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은 전체의 26.7%였고 미국 수출 기업에 부품이나 원자재를 납품하며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은 46.6%에 달했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됐지만···77.2% "매출 감소 예상"
7월 30일(미국 현지 시각 기준) 한미 관세 협상이 상호 관세 15%(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50%) 부과로 결론 났지만, 여전히 수출에는 악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응답 기업의 77.2%는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5% 이상 10% 미만 감소'라고 응답한 기업이 25%로 가장 많았고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21%를 차지했지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1.8%에 그쳤습니다.
김보근 대구상공회의소 경제조사부장은 "가장 직접적인 어려움은 관세로 인해서 수출 단가가 인상되고 이에 따라서 경쟁력과 채산성이 악화하는 부분입니다. 이는 또한 기존의 거래선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대구 수출 제조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항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한 판매 감소'가 52.2%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고객사의 미국 이전 및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납품 물량 감소' 25.6%, '원부자재 공급만 재편으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이 20.4%로 뒤를 이었습니다.

대기업은 생산기지 이전하는데···"2차 이상 협력업체는 현지화 대응 어려워"
현대와 기아차 등 대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고자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1차 협력업체들도 완성차 업체와 함께 현지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2차 이상 넘어가는 협력업체는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고객사의 생산기지 미국 이전에 대한 대응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47.7%가 별다른 대응 전략이 없다고 답했고 '대체 공급선 발굴' 30.7%, '납품단가 조정' 15.3% 순으로 응답이 많았지만, 고객사와 함께 미국에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신설하겠다는 기업은 4.0%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복수 응답)을 묻는 질문에 45.5%가 '특별한 전략 없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원가절감 노력' 43.2%, '공급선 다변화 및 원부자재 자체 조달' 30.7%, '대체 시장 발굴' 22.7%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응답 기업들은 미국 관세 관련 정부에 바라는 지원 정책(복수 응답)으로 금융 지원(55.7%)을 가장 많이 꼽았고 대체 시장 개척 지원 50.6%, 품목별 관세 정보 제공 32.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이 우선 관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기업별 맞춤형 컨설팅 기회를 확대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금융 지원도 병행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대구상의 이상길 상근부회장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상호 관세가 15%로 결정되면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여전히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지역 수출 기업들이 대응 전략 마련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전문가 컨설팅을 비롯해 수출금융 지원 확대 등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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