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여야가 만난 날, 각 상임위에서는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들렸습니다. 여야가 만나기 전부터 이번 국회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장면에서 한 치도 어긋나지 않고 최대한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법사위에서는 요즘 초등학생 수준에도 못 미치는 말씨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더 걱정인 점은 앞으로 남은 국회에서도 지금으로서는 나아질 계기나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판도라의 상자는 매우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자, 그 안에 있던 욕심, 시기, 질투 등 온갖 좋지 않은 것들이 나와 세상을 험악하게 만들었는데, 급히 닫는 바람에 그래도 희망은 그 속에 남아서 우리가 희망을 지니고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다른 해석은 인간을 시기한 제우스가 그 속에 나쁜 것들만
모아 넣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남았다는 그 희망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희망이 아니라 우리를 힘들게 할 뿐인 부질없는 희망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국회를 보면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합니다.
그래도 국민이 할 수 있는 것은 국회에 기대와 희망을 품어보는 것 말고는 별다른 수가 없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남은 희망이 부질없는 희망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