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동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 중이던 30대 남성이 사흘 만에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망 하루 전, 방역 당국과 병원 측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이 비대면으로 진행한 증상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월 19일 안동에서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35살 A 씨.
확진 판정 하루 뒤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물 한 모금을 넘기기도 힘든 상태가 됐습니다.
◀A 씨 유가족▶
"첫날에는 요플레를 조금 삼키다가, 그다음에는 아예 아무것도 못 먹고, 물도 못 마셨다고."
하루가 더 지나 고통이 극심해지자 A 씨는 안동시보건소에 전화를 걸었지만, 병상 배정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감염병 전담병원인 안동의료원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산소호흡기를 낄 정도로 중증이어야 입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A 씨는 코로만 겨우 숨을 쉬는 상황이었고, 이런 심각성을 어느 곳에서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A 씨는 그 다음날 자택에서 호흡곤란을 겪다 급성 호흡부전 증후군으로 숨졌습니다.
확진 판정 사흘 만입니다.
보건소 측은 환자가 젊은 데다 인후통, 귀 통증 증상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원에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고 밝혔습니다.
환자가 평소 기저질환이 없고, 젊다는 이유로 병상 배정 조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관 경상북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위중증 환자들을 보면 20대·30대·40대도 있거든요. 분명히 중증으로 갈 수 있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대면 상담의 한계가 드러난 겁니다.
◀이관 경상북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코로나 19가) 풍토병으로 정착되려면, 대면 진료, 진단과 치료 중심으로 변해야 하거든요. 검사 위주의 정책에서 증상에 따라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대면 진료가 가능해져, 경북에서도 현재 대면진료 병원이 93개로 늘긴 했습니다.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재택 치료자도 이제 대면진료를 받을 순 있지만, 담당 의료기관 부족으로 비대면 진료에 의지하는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