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 북구지역의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찬반 갈등, 벌써 8개월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사태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는데,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무슬림에 대한 거부감이 심각해지자, 이 주변에 살고 있는 유학생들이 떠나야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손은민 기자▶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무슬림 학생을 향해 '이곳을 떠나라'고 소리칩니다.
◀현장음▶
"leave! your country! leave! your country!" (너희 나라로 떠나라! 떠나! 너희 나라로!)
'테러리스트'라는 거친 표현까지 사용합니다.
◀현장음▶
"terrorist !" (테러리스트!)
이슬람 사원이 지어지던 대현동 길목은 공사를 하지 못 하도록 반대주민들이 온종일 차량으로 막고 있습니다.
무슬림을 혐오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팻말도 주변에 가득합니다. 문제는 이것뿐이 아닙니다.
(손은민) "사원 앞에 있는 이 주택에는 무슬림 유학생 3명이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더는 계약 연장이 안 돼서 결국 이번 추석 연휴에 급하게 집을 비워야 했습니다. 80대 집주인은 주택연금을 신청하려면 세입자를 모두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무슬림 학생들은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인터뷰▶무함마드 아부 베이커 (Muhammad abu-baker)/경북대 유학생
"함께 사는 아내와 두 아이가 이곳에서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어요. 계속되는 시위 소음과 이슬람에 대한 혐오 발언 같은 것들 때문에요."
부군의 다른 유학생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집주인이 돌연 나가 달라고 했고, 당장은 아니지만 새로운 거처를 찾아야 합니다.
◀인터뷰▶이소훈 교수/경북대 사회학과
"이슬람 혐오 감정에서 비롯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혐오에 의한 공포가 조성되지 않도록 자기반성을 하고 우리 사회에 안에 그 혐오 감정에 맞서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경북대에 재학 중인 무슬림 학생들은 150명 안팎. 유학생들을 사원 갈등이 불거지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자신들을 그저 있는 그대로 존중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무아즈 라자크(Muaz Razaq)/경북대 유학생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길 바래요."
대구시와 북구청은 갈등 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