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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월간정치 ③ 탄핵의 강 앞에서 ‘민심 역행’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금의 사태에 대해 반성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탄핵 가결 후에도 지도부 구성을 친윤으로 하는데다, 당 내부 탄핵 찬성론자를 색출하며 민심을 역행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월간정치’에서는 '도로친윤당'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상황을 집중적으로 논의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 지역 의원들 상황 한번 짚어보죠. 끝나고 난 뒤에 한동훈 전 대표 탄핵 찬성파, 한동훈 대표 그리고 탄핵 찬성파 의원들. 우리 지역 의원들이 공격을 좀, TK 지역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서둘러 앞서서 한 것 같은데, 박 실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영남권 의원, TK를 포함해서 그 의원들 중 상당수가 탄핵에 반대했나요? 그렇죠? 그런 측면이 있고 또 구체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분들은 없는 것 같아요. TK 의원들의 무력감이랄까, 이런 것이 좀 표출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탄핵에 윤석열 대통령 편에 선다, 줄을 선다, 아니다, 이런 것을 떠나서, 이 위중한 상황에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개개인이 어떠한 목소리나 의견 표명조차 없다는 것은 굉장히 실망스러운 것이죠.

원래 이런 상황일수록 물론 너무 과도하고 중구난방식의 얘기가 있어서는 곤란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엄중하게 지역구의 대표이며 상당한 2, 30만 명의 시민들을 대표로 뽑힌 분이라면, 이 위중한 상황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이 기회를 바탕으로 우리 국가나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도 얘기해 줄 수 있는 그런 정치인이 없다는 것은 저로서도 굉장히 유감스러운 대목이죠.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매우 중요한 지적을 해 주셨다고 생각하는데요. TK의 의원들이 이러한 상황이면, 그분들이 밖에 나와서도 공개적으로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고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여당 의원총회에서는, 알려진 바에 따르면, TK 의원들이 굉장히 감성적인 발언을 하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이번 탄핵을 반대하고 한동훈을 축출하는 데 앞장섰단 말이에요. 거기서는 그렇게 떠들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밖에서는 얘기하지 않아요.

이것은 매우 이중적인 태도라고 보고요. 지역에서 지역 여론들이 이런 부분을 질타하고, 그들이 국민 속에서 얘기하도록 이끌어 내야 한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난번 사례를 보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 같은 경우에는 북구갑 초선 의원이죠. 친한계였습니다. 그런데 이 우 의원이 14일에 자신이 탄핵 반대표를 행사할 때 했던 말은 뭐였냐 하면, 지역 여론을 수렴해서 본인의 의사와는 다소 다르게, 라는 뉘앙스와 함께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행사하려고 한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런데 당시 나왔던 지역 여론들을 보면, 탄핵소추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훨씬 더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국회의원들이 피해 갈 때 항상 지역 여론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뭐 버릇처럼 돼 있는 것 같은데, 이 점은 박 실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지역의 여론을 잘 살펴서 중대한 자기 정치적 결정을 하겠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교과서적인, 하나마나 한 이야기지만 당연한 것이기도 하겠죠. 거기다가 이제 자기 소신과 신념, 철학이 얹혀져야 하겠죠.

글쎄요. 우재준 의원의 발언은 그렇다 치고, TK 의원들은 아마 제가 그걸 옹호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사안이 지역 민심에서 좀 급박한 순간에서 시간이 지나면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내심의 관측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인 입장은 크게 변동되기 어려울 것이지만, 우리가 모두 이야기했던 계엄을 통한 내란죄라든가 이런 부분에서는 격론이 예상될 수도 있겠죠.

그런 부분에서 TK 의원들은 자신의 입지와 연계시키려고 하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난국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고, 아니면 민심의 흐름을 보려는 취지였겠죠.

[김상호 사회자]
김 의원님, 일각에서는 TK 의원들이 민심을 잘못 읽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시위를 한 세대들이 과거 TK에서 투표했던 분들처럼 쉽게 잊어먹을까요? 이 세대는 이제 막 10대가 투표권을 갖게 된 세대입니다. 오히려 이번 결정을 통해 TK 의원들이 정치적 계산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12월 14일 탄핵이 가결되던 날 대구 시내 집회 현장에 있었습니다. 정말 놀랍도록 많은 인파가 모였고, 대구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집회에 참여한 것은 처음 봤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 인파의 대부분이 젊은 층이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거나 학생들이 노트북을 들고 참여하는 모습도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평생 남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계엄 상황에서 대구 젊은 시민들의 움직임이 정치 판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한동훈 대표는 결국 떠밀리다시피 사퇴했습니다. 한동훈 정치인으로서의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돌아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어렵다고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제가 보기에는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TK 의원들과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보면, 이번 사안으로 당이 굉장히 어려움에 처한 것은 분명합니다. 당내 파벌 싸움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가 수적으로 밀리며 패배했지만, 당대표로 당선될 당시 63%의 지지를 얻었죠.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계엄을 철폐하는 데 기여하고, 탄핵 사안에서도 당내 공격을 받았지만, 미래 국민의힘의 표 확장성을 고려하면 한 대표가 다시 구원투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동훈 대표는 이번 과정에서 두 가지를 보여줬습니다. 12월 3일 계엄 해제 국면에서는 매우 분명한 이미지를 남겼지만, 이후 오락가락했던 모습도 있었습니다. 정치적으로 성장 가능성과 함께 미숙함을 동시에 드러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당 대표가 되기엔 준비가 다소 부족했던 시점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기 전에 충분히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탄핵 심판에 속도를 붙이려면, 그리고 제대로 된 정당성을 지니려면 9인 체제로 가야 한다. 이거는 국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구성과 탄핵 시계, 이번 거부권 행사와 관련된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번에는 김현권 의원님 먼저 말씀 주실까요?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헌법재판소에서 의견을 내놨죠. 대행이라 하더라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데는 하자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더 이상 논란이 안 된다고 보고요. 저는 국회를 중심으로 우원식 의장도 분명하게 의지를 천명했고 빠르게 9인 완전 체제로 완성이 되어 갈 거라고 봅니다.

다만, 지금 이 탄핵 정국에서 속도를 내느냐의 문제가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협조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속도를 늦추기 위한 일종의 방해로만 간다면, 이는 국가적인 위기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본인이 담화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치적·법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립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당연히 헌법재판소가 9인 체제로, 흔히 이야기하듯이 완전체가 돼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당연히 찬성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다만, 이게 6인 체제로 헌법재판소를 거의 데드락(deadlock) 상태로 만들고 작동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민주당의 전략이었던 적이 있었잖아요.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시키는 등 여러 탄핵 과정에서 직무를 정지시키기 위해 헌법재판소가 6인 체제로 불안정한 것이 좋다는 판단했던 부분은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위기 상황에서는 당리당략적 입장에서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미뤄봐야 얼마나 미룰 수 있겠습니까? 1~2주? 그건 정치적인 대의에서 벗어나는 일이므로, 당연히 9인 체제로 해서 이 사안을 하나하나 매듭짓고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많은 사람들이 ‘벚꽃 대선’이니 대선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하는데, 이런 논의 자체가 사실은 많은 부분에서 임무 방기라고 봅니다. 모든 지식인이나 정치인이 지금 대선 얘기할 때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도 짧게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질문 한 번 드려보겠습니다. 우리 박 실장님께는 여권 유력 후보가 누구인지 먼저 말씀 주시고, 야권 후보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여권이요? 유력 후보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김상호 사회자]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사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뭐, 그건 이미 가시권에 들어온 사람들이겠죠. 지금은 너무 짧은 시간에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조금 전 한동훈 대표도 이야기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의지를 보이고 있고, 전 대선 경험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나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같은 분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듯 대권이라는 건 누가 별을 봤다거나 하는 순간적인 국민적 시대정신을 잘 추적해내고 이를 국민 앞에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시간이 너무 짧아 그런 점이 어려워 보이고, 기존 인물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야당은 이재명 대표가 거의 일극 체제입니다. 다만, 재판 리스크가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재명 대표가 중심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맨 먼저 말씀하신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싫어하고, 나머지 말씀하신 후보들은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에 모조리 등재되어 있는 상황이라서 참 녹록지 않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런데 하나 빠뜨린 건 아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굉장히 변수가 될 가능성이 많다, 국민의힘 쪽에서. 그렇게 보여집니다.

[김상호 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김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재로선 유력한 여당 후보는 보이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명태균 게이트’의 폭탄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그 결과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야당은 이재명 대표가 선두를 치고 나가고 있지만, 지금의 지지율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워낙 격변의 시간을 많이 겪어왔고, 우리 국민들의 판단은 매우 뛰어나고 냉철합니다. 대선 국면에서는 이 위기 국면에서 누가 어떤 철학과 가치를 갖고 행동했는가,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누가 신뢰감 있게 보여줄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앞으로 완벽한 헌정 질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두 분께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박 실장님 먼저 말씀해 주시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게 좀 어려운 문제인데요. 우리가 현상을 사실로 인식하는 부분에서 정치인이나 지도자, 지식인들이 그런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요즘 유튜브나 여러 매체에서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사실로 규정되고, 각자의 머릿속에 들어가 신념화되어 이상한 정치 이데올로기를 양산하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로 가고 있다는 진단이 지식인들 사이에 많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 모두 생활에서도 경계해야 하고, 정치 영역에서도 절제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김 의원님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격변의 시간을 경험하고 있잖아요. 저는 이번 기회에 우리 마음속에 있는 분열과 증오를 어떻게 통제하고 떨쳐내느냐를 각자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제 마음속에서 버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증오입니다. 증오를 마음에 담으면 제 자신의 판단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분열과 증오로 점철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데, 대격변기에는 우리 의식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분열을 경계하고 증오를 떨쳐내기 위한 노력을 우리 스스로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네, 오늘은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진행 문제, 남은 과제들에 대해 두 분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님,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시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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