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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이주민, 길거리·교회·일터서 잡혀가···"일할 사람 없다"

 ◀앵커▶
2023년 들어 정부가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합동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배 중이던 교회와 공장, 길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는데, 최근에는 유명 태국 가수의 내한 공연장을 급습해 미등록 외국인 80여 명을 검거한 사건은 큰 논란이 됐습니다.

'이렇게 단속하는 게 맞나'라는 말이 나오는 등 단속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논쟁도 뜨겁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영세한 농장과 공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울분을 터뜨리며 오히려 단속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인간 사냥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처졌습니다.

백 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습니다.

주먹 쥐고 구호를 외치고.

◀현장음▶
"하지 마라! 하지 마라! 불법! 불법!"

다 같이 노래를 부릅니다.

정부의 미등록 이주민 단속과 강제 추방을 더는 두고볼 수 없다며 열린 집회입니다.

법무부는 올해 초, 41만 명인 국내 미등록 이주민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뒤 정부 합동 단속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귀갓길에 갑자기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출입국 직원을 만나, 아픈 아이를 집에 홀로 둔 채 그대로 붙잡혀 가고.

외국인 교회로 경찰이 들이닥쳐 예배 보던 미등록 이주민 9명이 수갑을 찬 채 끌려가기도 했습니다.//

출입국 직원이 대낮 공장으로 찾아와 숙소와 일터를 뒤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단속당한 공장주▶
"저한테 전화해서 출입국 사무소인데 단속 들어가겠다고 해서, 저는 '어어어···' 하다가 '하지 마세요' 그런 말도 못 하고 그냥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여섯 명이 불법이라서 도망 다니다가 잡혀간…"

직원 6명 중 4명이 잡혀갔고 2명은 달아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미등록 이주민을 고용했던 공장주와 농민들은 단속을 멈춰달라고 호소합니다.

미등록 이주민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농사도, 공장 가동도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박수규 경북 성주 농민▶
"열악한 조건도 감수할 처지에 있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이 와서 농민들과 함께 그 힘든 일을 해내고 있는 거거든요? 다 끌고 가 버리면 그 농사꾼은 농사 1년 농사를 포기해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민들이 합법적으로 한국에 남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김희정 대구·경북 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농어촌이나 제조업, 영세 사업장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고 그 자리를 사실상 미등록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강제 단속을 중단하고 이들에 대한 체류권 보장을 해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마구잡이식 단속이 인권 논란은 물론, 기피 일자리를 채우고 있는 지역의 현실적인 어려움까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C.G. 김현주)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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