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설치로 논란이 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이 또 다시 훼손됐습니다.
어제 오후 대구의 중심가인 대구시 중구 삼덕동1가 골목 교통표지판에 설치된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에 불로 지진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표지판에 적힌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Site of Birthplace of 18th president Park Geunhye)'의 '혜' 부분이 그을려 까맣게 변색됐고,
이 표지판과 40m 떨어진 거리에 설치된 또 다른 생가터 표지판은 고정 나사 일부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표지판이 설치된 골목은 금연구역이지만 평소 흡연자들이 많이 몰려 담배를 피우는 곳인데,
중구청 관계자는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이 저지른 것 같다"며 "훼손 정도가 미비해 경찰에 수사의뢰를 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 보수단체가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어 지난해 10월 설치한 표지판인데, 이젠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10건 넘게 오고 있다"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감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구청은 3년여 만에 다시 설치한 표지판이 또 훼손되고 '철거' 요구도 잇따르고 있지만 '철거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이 자리에는 2013년 박 전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중구청이 설치한 2m 높이의 생가터 표지판이 있었는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2016년 11월, 50대 남자가 붉은색 스프레이를 칠해 철거됐다가
보수단체의 민원이 잇따르자 중구청이 지난해 10월 표지판 2개를 재설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