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불허 방침'과 관련해 SNS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홍준표 시장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고 대통령실을 옹호하자, 김 교수가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과도한 억지"라고 맞받았고, 다시 홍 시장이 "민주주의는 언제나 반대의 자유가 있다. 당이 잡탕이 됐다"라며 김 교수를 직격했습니다.
먼저, 홍준표 대구시장은 10일 자기 페이스북에서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 2017년 당 대표 시절에는 성희롱 허위 보도를 하고도 정정보도를 안 한 종편채널에 대해 당사 출입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취재 거부를 한 일도 있었다."라며 대통령실을 옹호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사는 취재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항변하지만, 취재당하는 입장에서 유일한 대항 수단으로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홍 시장이 글을 올리고 4시간 뒤,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자기 페이스북에서 "이건 아닙니다. 취재의 자유도 있지만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홍준표 시장의 강변은 확대하여 해석하자면 '종교의 자유도 있지만 반종교의 자유도 있다'는 공산주의 국가의 헌법을 연상케 하는 과도한 억지이다"라고 홍 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김 교수는 또 "대통령실이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결정을 하면 무조건 옹호만 하면 안 된다. 조선시대 언관이 직언하듯, 대통령을 위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여당은 때로 쓴소리를 하는 게 민주적인 정당이다. 여당은 무조건 대통령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실과 민심의 중간에서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는 완충 역할(buffer zone)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MBC 기자의 전용기 배제 결정이 대통령실 참모들의 생각이라면 그거야말로 대통령을 잘못 보좌하는 거다. 만약 대통령의 의중이라면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통령과 토론해서 대통령을 설득했어야 한다. 김은혜 수석은 필담할 시간에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설득해야 했다."라며 "문 정권 때가 더 했다는 방어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 정권의 내로남불을 비판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정권교체 한 거 아닌가? 문 정권도 그랬다는 방어야말로 우리나 너희나 도긴개긴이라는 인정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MBC가 취재원에 대한 사실확인도 없이 확증편향의 효과를 노리고 자막을 일방적으로 달아서 국민들을 오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 순방기 배제는 누가 봐도 좀스럽고 치졸한 보복으로 비치기에 십상이다"라며 "불편하고 기분 나쁘고 화가 나도 권력의 입장에서는 MBC까지 끌어안고 포용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너그러운 대범함이 필요하다. 그것이 오히려 민심을 얻고 MBC를 이기고 정부의 지지를 올리게 되는 거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근식 교수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 지 6시간 뒤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 교수의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다시 올렸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10일 자기 페이스북에서 "취재의 자유만 있고 취재 거부의 자유는 없다? 그게 공산주의가 아닌가요?"라며 "민주주의는 언제나 반대의 자유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홍 시장은 "공산주의 북한을 잘 아는 교수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니 기가 막힌다. 당이 잡탕이 되다보니 어쩌다가 저런 사람까지 당에 들어와 당직까지 했는지 상전으로 모시던 김종인이 나갔으면 같이 따라 나가는 게 이념에 맞지 않나요?"라고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 교수를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공천도 안 될 건데 뭐 하려고 당에 붙어 있는지. 지난 2년 동안 나를 그렇게 폄하하고 비난해도 말 한마디 대꾸하지 않았다. 그럴 가치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마디 했다"라고 발끈하며 김 교수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