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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수치심 준 교사 징역형 집유···"2차 피해 여전"

◀앵커▶
2022년 대구의 한 고등학교 태권도부 감독 교사가 학생들에게 선정적인 영상을 보여주고 강제로 춤을 따라 추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성년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준 교사는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가해 교사는 교단을 떠났지만, 피해 학생들은 문제를 일으켰다는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에 2차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4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태권도부 감독 교사는 학생들을 체육관에 불러 모았습니다. 

감독 교사는 학생 10여 명에게 갑자기 텔레비전으로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습니다. 

노출 의상을 입은 남녀 댄서들이 선정적인 춤을 추는 영상이었습니다. 

교사는 급기야 학생들을 한 명씩 앞으로 불러내 춤을 따라 추라고까지 지시했습니다. 

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A 피해 학생▶
"갑자기 사람 많은 데서 (춤을 추라고) 시키시니까 수치스럽기도 하고,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학생들은 "평소에도 교사가 정강이와 엉덩이를 발로 차는 등 신체적으로도 학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성적 학대 행위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학교 측에 진상 규명과 교사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에선 '혐의없음' 결론이 났습니다. 

이후 학교 측 보복이 시작됐다는 게 학생들 주장입니다.

몇 달 뒤 피해 학생 4명이 수업이 끝난 시각 한 교사를 찾아가 훈련, 대회 참여로 인한 결석 여부를 확인했는데, '교권 침해' 사건이 접수됐습니다. 

학교 측은 관련 위원회를 열어 "수업이 끝났어도 교사의 지도 준비 시간을 침해했다"며 '출석정지 5일' 등 학생 4명을 모두 징계했습니다. 

부당한 처사를 참다못해 동영상 시청 피해 학생 7명은 사건 발생 1년 만에 태권도부 감독 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번엔 학교장의 회유와 협박이 시작됐습니다.

교장은 다름 아닌 직전 태권도부 감독이자, 가해 교사의 태권도 선배. 

교장은 학생을 한 명씩 따로 불러 자신은 '한국 중고등학교 태권도연맹의 고위 간부'라면서 '태권도를 계속하려면 졸업 후 평판까지 생각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학부모에게도 전화 걸어 회유를 시도했습니다.

최근 가해 교사는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소 제기 1년 6개월 만인 지난 11월, 1심 재판부는 "교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신체적, 정서적 학대한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이 상당하고, 범행 이후 변명으로 일관하는 가해자의 태도가 좋지 못하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 학대 치료프로그램 수강, 아동 관련기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습니다.

사법부 판단이 나오기까지 2년여 동안 피해 학생들 삶은 망가졌습니다. 

전국 대회를 휩쓸 정도로 전도유망했던 한 학생은 대학에 합격하고도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정신과 치료 이력 때문에 군 복무도 현역 입대 불가 판정이 났습니다. 

◀B 피해 학생▶
"교장 선생님이 따로 교장실로 불러서 '네가 뭐 이렇게 하면 대학 가는 데 문제 있고, 대학 교수님도 다 나랑 아는 사이인데.' 그렇게 얘기하면서 그래서 대학 진학을 (포기했어요.)"

다수의 피해 학생이 태권도를 관두거나 전학을 갔고, 학교에 남은 학생은 주변의 따가운 눈총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 
"이유 없이 몸도 아프고, 학교에 갔을 때 그런 시선이나 본인이 그런 위치가 됐다는 거에 대해서 엄청나게 그런 압박감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학교를 관둔 가해 교사는 1심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학교장은 "매뉴얼대로 사건을 처리했으며, 피해 학생이나 학부모를 회유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그래픽 한민수)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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