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대구시는 8월 13일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설치하고, 14일 오전 11시 30분 제막식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와 야권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8월 12일 성명을 통해 "박정희 광장 표지판 설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현재 1,200명이 넘는 시민이 박정희 동상 건립 반대 시민 선언에 참여하였으며, 현재 '박정희 기념 사업 지원 조례 폐지 청구' 주민 조례안을 발의해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찬반 여론이 분분한 지금 무리하게 박정희 광장 표지판 제막식을 강행하는 것은 시민 의사를 무시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전형적인 불통 행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대구역은 대구의 관문으로서 하루에도 수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의 장소이며, 한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공공의 광장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여 대구를 스스로 수구 독재의 섬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를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범시민 운동본부는 "8·15 전날에, '혈서로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 '관동군 장교로 항일독립군을 토벌한 자'인 박정희의 이름을 대구 관문 광장 동대구역 이름으로 명명하는 표지판 제막식을 개최하는 것은 반역사적이고, 반인권적 사고에 빠져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8월 12일 규탄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민주당은 "제대로 된 시민 의견 수렴이 전혀 없이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는 것은 왕조시대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폭거"라고 지적했습니다.
"동대구역 광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박정희 찬양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으로 홍준표 시장 대권 놀음의 일환이고, 친일반민족행위, 좌익 활동, 군사쿠데타와 헌정 유린, 국가범죄인 중대한 인권침해와 부정부패로 점철된 박정희가 우상으로 숭배받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망상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홍준표 시장은 기회주의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 잔인한 군사 독재자의 망령을 대구시에 덮어씌우고 시대착오적인 도시, 다양성을 짓밟는 질식사할 것 같은 도시로 대구의 이미지에 똥칠한 최악의 대구시장으로 남고 싶은가?"라며 제막식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12일 성명을 통해 "박정희 동상 건립, 광장 설치 야욕을 당장 멈추라"라고 밝히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정의당은 "동네에 있는 작은 공원 이름을 하나 짓거나 바꾸는데도 주민 의견을 듣는다"면서 "대구의 관문으로 하루에도 수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인 동대구역의 광장 이름을 바꾸는데 이렇게 슬그머니 바꾸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인사를 관장으로 임명하면서 독립운동 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까지 거론되고 있는 시점에서 홍준표 시장은 그에 조금이라도 뒤질세라 역사 퇴행과 우경화 행보에 더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면서 "한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시민의 소유인 광장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