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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하인드] '네거티브' 휩쓴 대구·경북 선거전···'박정희 대통령 동상' 건립 거센 반발

① 선택 2024, 대구·경북 제22대 총선 이모저모
경산과 영천시청도군 선거구 '네거티브 선거전'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TK 지역은 25개 선거구 모두 국민의힘이 압승했습니다. 그나마 좀 치열했던 곳이 경산 선거구였는데,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최경환 무소속 후보가 낙선했습니다. 경산은 친박 좌장인 최경환 무소속 후보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은 윤두현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친윤 조지연 전 청와대 행정관이 출마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진보당의 남수정, 녹색정의당 엄정애 후보까지 여성 후보 3명에 남성 후보 1명까지 4명이 치열한 선거전을 펼쳤습니다.

특히 조지연 후보와 최경환 후보가 치열했는데, 총선 여론조사에서는 최경환 후보가 앞서는 것이 많았지만 선거 막바지로 가면서 조지연 후보와 막판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경산을 2번이나 찾아 조지연 후보를 지원했고 최경환 후보를 향해서는 당선되더라도 복당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더구나 친박인 유영하 변호사가 자신의 지역구인 달서구갑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대신 '박근혜 팔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조지연 후보 구하기에 나섰습니다. 선거 결과도 치열했는데 방송 3사 출구 조사에서 두 후보가 박빙으로 나오면서 4월 11일 새벽 2시가 지나서야 조지연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조지연 후보와 최경환 후보는 서로 공약보다는 흠잡기, 네거티브 선거를 했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최경환 후보는 조지연 후보 측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시스템 공천을 신청하고도 불복하는 특정 의원 2명에 대해 한 명은 선거구 재배치가 없고 한 명은 복당을 불허한다'고 한 발언을 앞뒤 맥락을 생략한 채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 국민의힘 복당을 불허한다'는 말인 것처럼 게시물을 작성해 돌렸다고 선관위에 고발했습니다. 최경환 후보 측은 조 후보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 유포죄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4월 3일에는 조 후보가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때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은 분, 기권한 분'이라고 한 데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경산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조지연 후보의 경력도 문제가 됐습니다. 경산시선관위는 조 후보가 공보에 게재한 '대통령실 최연소 3급 행정관' 경력에 대해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경산시 선거구 79개 투표구와 투표소에 공고문을 붙였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통령실 직제 규정에도 행정관은 별정직 공무원 3~5급 상당까지 보한다고 규정돼 있어서 '상당'을 빼고 '3급'으로 기재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후보 측은 "대통령실 별정직 공무원의 경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직급' 표현을 하지 않고 행정관으로 표현하는 것이 관례이자 상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후보는 무소속 최경환 후보가 선거사무실을 시세보다 90% 저렴하게 임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영천청도 선거구에서는 여당 후보 사무장이 야당 후보의 선거 유세차에 올라 행패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4월 2일 영천공설시장에서 총선 후보들의 유세전이 치열했는데 이만희 국민의힘 후보의 사무장 A 씨가 이영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가 음향 장치를 끄려다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당시 이만희 후보와 이영수 후보, 김장주 무소속 후보는 연설 순서를 정하고 약속 시간 5분 전 앰프 전원을 끄고 차량을 이동 조치하기로 약속했지만 처음 연설을 시작한 김장주 후보가 약 10분 정도 늦게 끝나고 다음 순서인 이영수 후보가 연설을 하고 마치려는 순간 이만희 후보 측 선거사무장이 이영수 후보의 유세차량에 올라와 소리를 지르며 선거운동을 방해한 것입니다.

이영수 후보 측은 A 씨를 선관위에 고발했고 영천시선관위는 A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영천경찰서에 고발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237조(선거의 자유 방해죄) 제1항에 따르면 '선거사무원을 폭행한 자와 집회·연설을 방해하거나 위계·사술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진 박정희 후보 SNS
사진 박정희 후보 SNS
SNS 숏폼 챌린지로 시선 끌기부터 대파 논란까지
유권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SNS에 유행하는 '챌린지' 형식을 따온 선거 영상도 주목받았습니다. 야당의 한 후보는 학교 앞에서 요즘 유행하는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렸는데 조회수가 500만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북구갑에 출마한 박정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낙선을 했지만 이 영상으로 아주 유명해졌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SNS상에서 유행하는 숏폼 형식의 각종 챌린지를 따라 하는 후보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북구갑에 출마한 박정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른바 '하이디라오 댄스 챌린지', '나루토춤' 릴스 영상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렸는데 선거기간 내에 조회수 500만을 넘겼습니다. 박 후보는 복잡한 동작을 능숙히 소화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학교 앞에서 댄스 챌린지를 해달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또한 이번 선거는 대파 논란이 엄청났습니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 적정한 가격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는데, 대구에서도 후보들이 대파로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한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표적입니다. 강 후보는 대파를 흔들다가 무릎으로 대파를 격파하는 동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려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와 함께 "20년 된 시들시들한 대파를 또 4년 더 드실 것이냐"며 "지역주의 타파"를 외친 후 대파를 격파했습니다.

수성을에 출마한 오준호 새진보연합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파를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오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파 한 단을 875원에 살 수 있다고 했지만 제가 직접 마트에서 구매한 대파 한 단은 2,700원이었다"며 "한 뿌리에 540원이고 875원어치는 한 뿌리 반밖에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4월 9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실정과 무능이 대파로 드러났다"며 "이번 총선은 대파로 참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대표는 또 "대파 한 단이 875원이라고 말하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 좌우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전국적인 투표율은 32년 만에 역대 최고였지만, 대구·경북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사전 투표율은 대구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꼴찌를 기록했고 본 투표율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이번 총선 투표율은 32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전국의 투표율은 67.0%를 기록했는데, 대구는 64%로 제주 다음으로 낮았습니다.

② '박정희 대통령 동상' 건립 논란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도서관 앞 공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논란의 불씨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붙였습니다. 이른바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 지원 조례를 만들어서 동상과 기념 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홍준표 시장이 3월 1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동상 건립위원회를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도서관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 짓고, 거기에 박정희 동상을 세운다는 말입니다. 예산은 적어도 10억 원 정도는 들지 않겠냐는 것이 주변 시각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무슨 일을 할 때 SNS를 통해 먼저 알리기도 하는데요, 이번도 마찬가집니다.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는 결심을 3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홍 시장은 우파가 집권했는데도 이승만 기념 사업이나 박정희 기념 사업은 좌파 눈치 보면서 망설인다며, 우파는 비겁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비 지원을 받으려면 좌우 논쟁으로 어려워지니까 대구 시비로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세상을 외눈으로 보지 말고 두 눈으로 보라고까지 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동대구역과 대구 도심에 만든다는 생각은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주 도발적인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시민단체는 한마디로 독재자의 광장과 동상은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구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민주주의에 바탕하고 변화를 기대하는 시민은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대구는 과연 어디까지 퇴행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런 목소리가 한둘이 아니어서 여러 시민단체가 모여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를 만들었습니다.

박정희 우상화 반대 운동본부는 박정희 유신 독재 시절 고문 등의 피해를 본 단체가 중심인데, 박정희 군사정권 긴급조치 피해자인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기 정치적 욕심 때문에 동상을 세우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동상은 기릴 만한 게 있는 사람을 위한 겁니다. 박정희는 친일 성향의 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자로 반민주적, 빈민족적 행동을 했습니다. 박정희 씨가 왜 동상으로 남아 시민에게 뭘 기리게 한다는 겁니까?"

대구시도 추진하는 조례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는데 반대하는 의견뿐입니다. 3월 11일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4월 1일까지 시민 의견을 물었는데 880여 건 모두가 반대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요약하면 박정희 동상을 만들어도 좋다는, 찬성하는 의견이 없다는 겁니다.

박정희 동상을 만들자는 시민은 없다시피 한데, 그래도 홍준표 대구시장은 뜻을 꺾지 않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관련 조례안에 대해 입법예고를 했습니다. 다음은 조례안을 의회에 넘기는 겁니다. 여기까지는 이뤄졌고 의회는 4월 22일 시작하는 제308회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를 다룹니다. 대구시의회 성향을 봐서 큰 문제 없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③ 대구일보, 범죄 경력자 간부 채용에 기자들 반발
지역 일간신문 대구일보가 재개발 비리와 관련된 전직 기자를 다시 데스크로 채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4월 2일 자 한국기자협회가 만드는 신문인 기자협회보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났습니다. '대구일보 기자들, 범죄 경력자 부장급 채용에 반발한다'는 머리글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을 보면 기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데 "범죄경력자 채용 결사반대, 범죄 경력자에 면죄부가 웬 말이냐" 등이 보입니다.

문제가 된 기자는 지난 2011년 서문시장 재개발과 관련해 건설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고 구속기소 됐던 사람입니다. 법정에서는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는데, 이번에 대구일보가 이 기자를 부국장급 데스크로 임명하면서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대구일보 노조는 사장이 범죄사실을 알고도 계약을 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면서 기자 신분으로 범죄에 연루돼 지탄을 받던 사람을 사회 공적 역할을 하는 언론사에 다시 들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구일보 측은 문제의 기자가 이미 처벌을 받았고 제도권 밖에서 10년 이상 자숙을 했다며 재기의 기회를 허용하는 게 자사 취업 규칙에도 어긋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라면 윤리를 중요한 덕목으로 따지는데 왜 이러한 인사가 나게 된 것인지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조정훈 오마이뉴스 기자 공동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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