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 영일만산단 인근 바닷가에서 정체 불명의 거품과 악취가 발생해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일부 환경 오염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포항시도 정밀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배현정 기자▶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거품이 포항 죽천리 바다 위를 떠다닙니다.
이 하얀 거품과 뿌연 물은 바다 수평선을 향해 수십미터까지 번져나가 하얀 띠를 만들었습니다.
모래사장 한가운데 하얀 거품과 뿌연 물이 고여 있기도 합니다.
인근 주민과 낚시객은 갈수록 악취가 심해져 숨 쉬기도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김규태/인근 낚시객
"일반 하수구에서 나온 (물과) 냄새가 달라요. 화공 약품 냄새"
◀인터뷰▶김해경/인근 주민
"새벽에 자고 일어났는데 냄새가 너무 심해서 머리가 아파서 문을 닫은 적이 있거든요. 화학 냄새 같은 게 확 나더라구요."
인근에서 해수를 끌어 양식장을 운영하는 한 어가는 올해 물고기 1.4톤이 집단폐사해 2천 3백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찬현▶/양식장 주인
"고기가 이날 죽었지. 그 다음날 또 죽지."
(배현정)영일만 제1산업단지에서 처리한 폐수가 이 하수구를 지나 바다로 유입됩니다.
주민들은 2017년 이후 영일만 제1산단에 철과 금속을 원료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생업체 등이 집단으로 들어선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해경/인근 주민
"공단들이 자꾸 입주하면서부터 요즘 들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악취가. 머리도 아프고"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포항시는 올해 두 차례 수질 검사를 했는데, 이 하얀거품을 분석한 결과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는 부유물질은 235.3으로 방류수 수질기준치의 23배에 달했습니다.
뿌연 물에서는 카드뮴 성분도 0.008 검출됐는데, 사람의 건강보호 기준치 0.005를 초과했습니다.
◀전화 인터뷰▶이병규/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카드뮴은) 아주 염려를 많이 하는 중금속 중 하나거든요. 그래서 폐사 물고기를 한번 조사 해서 카드뮴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연구할 필요도 있겠고..."
포항시는 이 오폐수를 3개월 모니터링 해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의 출처가 어딘지 분석해 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전화 인터뷰▶포항시 환경정책과 관계자(음성변조)
"(카드뮴이)기준치는 초과했지만 이게 잠재 특이 산성토에서 나온 토양에서 용출된 성분인지, 아니면 오폐수에서 자체적으로 발생된 건지는 (알아봐야 합니다)"
공단 하수구에서 흘러나온 처리수로 악취와 어업인 피해는 물론 바다 오염까지 우려되는 상황.
산업단지 폐수가 올바르게 처리되고 있는 건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배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