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대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말썽을 빚은 경산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장애인 학대 의혹이 또 나왔습니다.
학대 의혹을 처리하는 과정도 문제입니다.
장애인 관련 기관의 조사는 부실했고, 경찰 수사도 더디다는 겁니다.
학대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현장음▶
"야, 이 XX가 미쳤구나, 어? 아아아···"
경산에 있는 장애인시설 성락원 직원 A 씨는 지난 1월 중순 직원 B 씨가 물품을 파손한 한 장애인을 폭행했고, 이후 머리에 빨갛게 멍이 든 것을 발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장애인 학대 신고 직원▶
"맞고 던져지는 과정을 제가 보기가 힘들어서 문을 닫고 나왔거든요. (장애인이) 계속 엎드려 있길래 머리를 확인하니 피멍이 있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그 선생님께 바로 연락을 드렸고 병원을 가고···."
A 씨는 해당 직원이 "굴린다"는 표현을 쓰며 장애인을 거칠게 대했고 다치는 일까지 발생하자 시설에 이를 알렸습니다.
◀장애인 학대 신고 직원▶
"제가 발견을 안 하고 넘어갔다면 (폭행이나 학대 의혹으로) 저나, 다른 선생님이 다쳤을 수도 있어요."
신고 의무자인 시설 측 신고를 받은 장애인 권익 옹호 기관의 조사 단 한차례뿐.
A 씨는 "조사는 부실했고, 조사 과정에서 신고에 대한 압박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장애인 학대 신고 직원▶
"(조사하시는 분이) 그 선생님 행동을 재현해 봐라, 선생님이 더 나쁘다···. 보고 있었는데 말리지 않았냐, 선생님이 똑같이 구타한 거나 똑같다···, 그래서 양심상 너무 힘들어서 알리지 않았냐고 (했어요)"
경찰 수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인데, 2월 초 자체 징계위원회를 통해 대기발령을 받은 B 씨가 복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왔고, 경산시도 제동을 걸었습니다.
◀경산시 관계자▶
"일손이 부족해서 코로나 환자도 많이 발생되고 해서 그래서 업무에 복귀하는 걸로 결정을 했다더라고요. 이게 2차 가해가 되는 것이다, 일단 업무에서 배제하라 그렇게 하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시설 측은 의혹을 받는 직원의 복귀를 유보했지만, 학대 의혹에 대한 파악과 조치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잇따라 제기되는 장애인 학대 의혹에 행정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경산시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