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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니] 공공 스포츠센터 민간 위탁 운영 실태는? | 빅벙커


스포츠센터, 스포츠클럽, 국민체육센터··· 이름은 다르지만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공공 스포스시설은 지역마다 있습니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곳도 있고,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죠.

대구의 경우 달서구 월배국민체육센터는 달서구체육회가, 남구국민체육센터는 대구 남구스포츠클럽이, 북구 대불스포츠센터는 대불스포츠클럽이, 중구 청라국민체육센터는 중구 청라스포츠클럽이, 달성국민체육센터는 달성군 시설관리공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직영으로 운영되는 곳은 수성국민체육센터와 서구국민체육센터 두 곳으로 구청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산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상구는 신나는사상스포츠클럽이, 동래구국민체육센터는 동래구체육회, 서구의 부산체육센터는 부산체육회가 위탁 운영합니다. 직영은 4곳으로 금정구의 금정국민체육센터, 연제구의 연제구국민체육센터, 남구의 분포문화체육센터, 중구의 부산중구스포츠클럽이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지자체에서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직영으로 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는데 왜 굳이 위탁 운영을 하는 걸까요?

이정현 대구 남구의회 의원 "스포츠클럽법 제정 이후 스포츠클럽 활성화와 시민들의 능동적 참여를 위해 스포츠클럽이 생겨났고 전문성 확보 등을 위해 스포츠클럽에 공공 스포츠센터의 운영을 위탁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스포츠클럽을 지자체에서 구성한 경우도 많아, 한편으로 보면 구조적으로 한 몸과도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민간 위탁이라지만 민간이 아닌 구조인 거죠"


'예산 2/3 삭감' 부산 송도스포츠센터에 무슨 일이?
스포츠센터나 국민체육센터는 주민을 위한 공공 체육시설이다 보니 저렴한 이용료로 주민을 위한 강좌를 개설하는 등의 서비스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적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적자가 나더라도 주민 건강권과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예산 투입의 적정성을 따지기보다는 운영 부실 등의 문제를 짚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산 서구의회는 송도스포츠센터 예산의 2/3를 삭감하는 강수를 던졌는데요,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부산 송도스포츠센터는 총사업비 59억 원을 들여 2013년 문을 연 스포츠센터인데, 2023년 6월 8일 사망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수영 강습 도중 회원 한 명이 심정지가 와서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는데요, 이때 안전요원 미배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계기로 그동안 제기된 각종 운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6월 23일 부산 서구의회 2차 추경 심의에서 안전요원 미배치 문제 등 불투명한 운영을 이유로 송도스포츠센터 운영지원 예산 1억 3,350만 원 전액을 삭감합니다.

부산 서구의회가 예산 전액 삭감을 결정하자 나흘 뒤인 27일 송도스포츠센터는 잠정 휴관하겠다고 발표했고, 다음날인 28일 송도스포츠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서구스포츠클럽이 새로운 관장 채용공고를 올립니다. 이런 과정에서 고장 나지 않은 운동기구의 교체 비용 예산 청구, 개보수와 방수 공사 비용 뻥튀기, 직원 월급체계 주먹구구식 운영, 운영비 내역 미공개 등 송도스포츠센터와 관련한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전임 관장과 구청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비판도 따라붙습니다.

결국 7월 말 부산 서구의회는 인건비 관련 자료 미제출 등을 이유로 상정된 하반기 센터 예산안 중 인건비를 제외한 운영비 8,700만 원을 승인합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런 독단적 운영이 가능했던 건 아마도 부산 시민사회에서 제기하고 있는, 그러니까 관장이 구청장 측근이었다는 점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보은 인사로 내려온 관장이다 보니 지자체에서도 관리 감독을 대충 하고 원하는 대로 운영할 수 있게 둔 게 아닌가, 그런 의혹이 생기네요"

이정현 대구 남구의회 의원 "그런 상황은 사실 부산 송도스포츠센터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공공 스포츠센터와 지자체는 굉장히 밀접한 관계입니다. 소위 한통속이라는 이야기가 거기서 나오기도 하죠. 이런 독단적이고 방만한 경영이 문제가 되면서 의회에서 예산 삭감을 결정했을 텐데요, 저는 더 큰 문제는 예산 삭감 이유로 갑자기 잠정 휴관을 통보했다는 거라고 봅니다. 평소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대책도 없이, 운영비를 의회에서 삭감해서 돈 없으니까 운영 못 해, 이건 주민을 두고 협박한 거와 다름없다고 보입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지금까지 문제는 사실 전임 관장과 관련한 전횡이 원인이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여러 의혹 속에 결국 관장이 사퇴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잠정 휴관 발표 다음 날, 새 관장 채용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마치 내정자가 있는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게 관장 채용공고를 올린 지 3일 만에 마감합니다. 그리고 7월 11일 신임 관장이 임명된 거죠. 문제는 이 신임 관장이 부산 서구청장의 측근 인사라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는 겁니다. 사실 전임 관장 역시 구청장 선거 때 선거 캠프에서 일을 도운 보은 인사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바뀐 관장 역시 스포츠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인 셈입니다"


스포츠클럽 인사는 구청장 측근 인사?
보은 인사, 구청장의 측근 인사 논란은 사실 전국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온 인물이 정말로 제대로 운영을 하느냐이겠죠. 스포츠클럽 사무국장 채용 공고를 살펴봤더니 상당수 지역은 주요 자격요건에 체육 관련 학과 출신자나 관련 자격증, 관련 업종 근무자로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구미 스포츠클럽과 군산 수상스포츠클럽은 전문성이 자격요건에 없고, 영주 소프트테니스스포츠클럽은 영주시에 거주하면 지원이 가능합니다. 전문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이정현 대구 남구의회 의원 "대구 남구에서는 2022년 10월 남구국민체육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단체인 남구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의 셀프 임기 연장 의혹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남구스포츠클럽 사무국장의 정년을 만 65세로 하는 제한 규정이 있었는데, 그걸 삭제하면서 정년이 사라진 거죠. 정년이나 임기와 관련한 규정을 바꾸려면 이사회를 열어서 통과해야 하는데, 이사회를 제대로 열지 않고 서면 동의를 받아서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서류를 사무국장이 직접 만들었고 통과한 거라서 셀프 임기 연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이분의 경우 2018년 스포츠클럽 채용 당시에도 체육 관련자라는 자격 요건이 있었음에도 관련이 없는 공무원 출신으로, 현 구청장의 선거 캠프에서 일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구스포츠클럽 회장을 맡은 구청장이 사무국장의 편의를 봐준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입니다"

대구 달서구 월배체육센터의 경우에는 정년이 없고 남구국민체육센터는 2021년 정년을 없앴습니다. 짚어야 할 부분은 정년 연장 자체가 아니라 정년을 연장한 숨은 이유가 아닐까요? 스포츠센터나 국민체육센터 관장이나 사무국장 자리가 계속 보은 인사, 측근 인사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이 자리들이 공무원들이나 유관 기관에서 퇴직하면 가는 자리 중 하나이다 보니 퇴직 후 만 65세까지면 임기가 얼마 남지 않게 되니 정년을 없앤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겁니다.


공공 스포츠센터 운영 문제 해결책은?
공공 스포츠센터 운영과 관련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주민 세금이 들어간 사업, 특히 국비나 시비 지원 사업이니만큼 투명한 운영이 필수적입니다. 운영비 내역서 등은 반드시 공개해야 하고 추경 예산안 관련 부분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인사 문제 역시 보은 인사가 아닌 관련 경험자들에게 맡겨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고 스포츠클럽법을 손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천용길 뉴스민 기자 "가장 중요한 건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 감독입니다. 공공 스포츠센터도 제대로 주민을 위한 운영을 해야 하겠지만 귀중한 시민들의 세금이 새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전후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공공 스포츠센터,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 해야
모든 공공 스포츠센터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지금도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운영되는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스포츠센터의 문제는 전국 많은 곳에서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제 역할, 그러니까 공공 스포츠센터는 지역민을 위해 잘 운영하고 지자체는 제대로 관리 감독하고 지방의회도 세금이 잘 쓰이는지 감시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아닐까요?

<예산추적 프로젝트 빅벙커> 대구MBC·부산MBC 매주 목요일 밤 9시 방송>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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