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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① 재정 안정 vs 소득 보장···국민연금 '개혁' 방향은?

2024년 9월 정부가 연금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이고, 인상 속도는 세대별로 차등 적용하는, 이른바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입니다. 이는 21대 국회 연금특위와 공론화위원회가 합의한 '더 내고 더 받는' 개혁안과는 대치됩니다. 국민연금 개혁의 공은 국회로 넘어간 상황이지만,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토크ON은 국민연금 개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토론해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먼저 오늘 나오신 패널 두 분 소개하겠습니다. 박승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승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전용복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전용복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교수]
네,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정부 연금 개혁안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총평을 두 분께 먼저 들어보고, 구체적인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승준 교수님, 먼저 말씀해 주실까요?

[박승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번에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 단일 안을 낸 것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에 관해 공론화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당시에 정부는 아무런 개혁안을 내지 않고 있다가 지금 와서 개혁안을 낸 것은 좀 아쉬운 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당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혁안을 내고 논의를 주도했다고 하면 지금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논란, 혼란이 좀 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국민연금 개혁안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전용복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교수]
정부가 국민연금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겠다는 부분은 반길 만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또 하나, 지금까지는 국민연금을 많이 받는 분들한테 기초연금을 감액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이제부터 하지 않겠다는 부분들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쉬운 부분은 소득대체율을 더 많이 올렸으면 좋겠는데, 현재 상태에서 동결하겠다거나, 나중에 설명해 드리겠지만 자동 조정 장치를 통해서 실질적으로는 삭감하겠다고 제안한 부분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부 개혁안이 가지고 있는 핵심은 듣기에는 수급자들에게 굉장히 슬픈 소식이죠. 돈은 더 내고 덜 받아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전 21대 국회 연금특위와 공론화위원회에서는 더 내긴 내지만, 그 대신 더 받게 하는 안을 냈습니다. 이거는 다소 방향이 달라 보입니다, 제 눈에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이 되고 있고, 두 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이번에는 전 교수님 먼저 말씀해 주시죠.

[전용복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교수]
더 내고 덜 받아야 한다는 게 골자인데, 그 배경에는 재정 안정성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5차 추경에서도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그런데 재정이 왜 불안정하냐를 따져보면 인구가 줄어든다는 거거든요. 보험에 가입하신 분들이 내는 돈으로만 국민연금을 운영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과연 옳은 건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첫 번째, 잘 아시겠지만, 그 외에도 국민연금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금이 있습니다. 기금 수익. 우리 국민연금은 굉장히 잘 운영해서 기금 수익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다음에 더 중요한 것은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근본적으로 이것은 인구 구조의 변화로부터 오는 사회 전체 국가에 닥친 어떤 위기인데, 여기에 왜 가입자들만 책임을 져야 하느냐, 사회 전체의 책임은 어디에 있느냐, 이런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거죠.

[박승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지금 정부가 내고자 하는 안은 재정 안정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안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지난번에 이 안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더라면, 지금 이러한 논의가 촉발되지 않았을 텐데, 그 당시에 합의했던 안은 사실 소득 보장을 더 강화하는 쪽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상대적으로 이 안과 비교했을 때.

정부의 안은 지금 말씀드렸다시피 재정 안정화를 강화하는 방안입니다. 국민이 보시기에 굉장히 뜬금없다, 그때는 얘기하지 않다가 지금 와서 오히려 합의안과 반대되는 안을 냈다면 국민이 반발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이라는 소중한 제도가 중단 없이 지속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으로서 그 점이 좀 아쉽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국민연금에 있어서 재정 안정화, 즉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개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재정 안정이 중요한 이유, 짧게 말씀해 주신다면요.

[박승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중기 재정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장기 재정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고령화 등의 사회경제적 요인을 반영해서 장기적으로 재정을 점검하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수익과 재정을 추계해서 재정의 결손 가능성을 점검하고, 만약 그것이 있다면 현재의 재정을 조정해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그런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기재부나 사회보장위원회에서도 국가재정법, 그다음에 사회보장기본법 등에 따라서 이러한 장기 재정 전망을 하고 있고요.

국민연금도 사실 그 안에 속해 있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에 대한 장기 재정 전망 결과를 보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 멀지 않은 시기에 재정에 어려움이 생기고 결국 기금이 고갈될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본다면 현재의 재정에 대한 교정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후세대에 미치는 부담을 줄여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용복 교수님, 주로 강조점이 소득 보장이 돼야 이 제도를 운용할 만한 이유가 된다, 이렇게 보시는 것 같은데 소득 보장이 중요한 이유가 뭡니까?

[전용복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교수]
재정이 건전해야 한다, 그래야 제도가 지속 가능하다, 그 명제에 반대할 분은 아무도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재정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게 사회 전체 차원에서 봤을 때 불가능한 수준이냐고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거죠. 예를 들면 노인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시기, 약 지금부터 한 50년 뒤입니다. 50년 뒤에 노인 인구 비중이 40% 후반대를 차지하는데, 당시 국민연금을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현 제도가 유지될 때 GDP의 10%에 불과합니다.

GDP는 사회 전체의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거거든요. 그것을 우리가 과도하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거고, 그다음에 50% 주장하시는, 소득대체율 50%를 보장성 강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의 계산을 넣는다 하더라도 GDP의 13~14%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구 절반 가까이가 노인인 사회에서 노인들을 위해서 그 정도의 사회적 부담은 저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마지막으로, 우리 박승준 교수님께서 미래 세대를 걱정하셨는데, 당연히 그것은 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세대의 부담을 지우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만약 소득 보장 제도가 미비해서 노인들이 지금처럼 충분한 지출을 하지 못한다면 내수가 망가지고 경제가 망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미래 세대는 더 큰 피해를 본다는 거죠. 그래서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 누가 낼 것인지 분담의 문제를 집중할 문제인 거지, 무조건 처음부터 어렵다고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승준 대구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다만 소득 보장만 너무 강조하는 할 경우 전문가들이 보면 추후 결과적으로 정부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그런데 이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재정이 얼마나 지속 가능성이 훼손되는가 이러한 측면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기준으로 보면 한 1,000조 원 정도 국가채무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2070년 가면 7,000조 원이 넘는 국가채무가 발생하는데, GDP 대비 비중으로 보면 2022년에 49.2%이고 2070년에 가면 무려 192.6% 정도 됩니다. 어마어마하게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대략 계산해 봤는데 이 중에서 국민연금의 재정수지 적자가 국가채무로 넘어간 부분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대략 180% 정도 나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국가채무를 60% 이내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60%의 국가채무가 지속 가능한 재정 수준이라고 보는 거죠. 그런데 지금 180%, 만약 국민연금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국가채무가 GDP의 180%가 넘는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 일단 국가채무가 늘어난다는 얘기는 그 재원 조달을 국채 발행을 통해서 대부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GDP 대비 180%가 되는 국가채무가 금융시장에 발행되게 되면 금융시장에 큰 교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제 그렇게는 현실적으로 될 수 없을 수 있으나, 예를 들어 국가채무의 가격이 폭락하고 시중금리가 대폭 인상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럼 그 교란의 어려움은 오로지 국민이 져야 한다는 점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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