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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③ 농업소득 감소에 '농가 책임'?···수입 안정 보험 실효성은?

기후 위기가 일상화되면서 농업소득이 매년 큰 폭으로 흔들리자 정부가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을 내놨습니다. 핵심은 십여 년간 시범사업이었던 '농업 수입 안정 보험'을 내년에 본사업 수순을 밟아 농가를 가격 하락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농민에게 보험료 부담이란 책임을 부과하는 대신 소득 감소분을 지원한다는 구상인데,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토크ON에서는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농업 수입 안정 보험'의 실효성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 쌀값 이외의 문제도 사실은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사짓는 문제에서 안정성이 굉장히 흔들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문제 때문에 아까 두 분도 말씀하셨지만, 쌀값이라는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농민들의 소득 문제를 고민하고, 소득을 안정화할 수 있는 대책들을 내놓아야 한다는 말씀들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농업소득이 요동치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농업수입 안정보험이라는 것을 도입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농민에게는 보험료를 조금 내고 책임을 부과하는 대신에 소득 감소 부분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수입안정보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금시면 처장님.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정부가 갑자기 뜬금없는 정책을 내놨습니다. 농업 수입 안정 보험과 관련해서 전문가 토론회, 또는 농업인과의 토론회, 공청회 같은 과정이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제시되고 있는데요. 이 안을 뜯어보면 좀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뭐냐 하면 첫째, 이 수입 안정 보험이 품목별로 가입된다는 겁니다. 해당할 수 있는 품목은 지금 시범사업 품목까지 합쳐서 15개 품목 정도가 되는데요. 이 품목에 따라서 지역별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경북의 주 생산 품목인 사과, 고추는 수입 안정 보험 해당 품목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경북의 농민들은 사과값이 떨어지거나 고춧값이 떨어지면 정부로부터 보존 받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 결국에는 지역별 편차가 생기게 되는 거죠.

그리고 이 높은 농민들의 자기 책임 부과율입니다. 아마 지금 20에서 40% 정도 부과가 될 것 같은데요. 이렇게 농업인들의 농업 수익이 감소하는 경우는 기후라든가, 그다음에 수입 농산물, 정부 정책 때문에 발생하는 거예요. 농민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생하는 건데 여기에 농민들이 잘못해서 책임져야 할 몫을 20에서 40%로 설정해 놓는다는 것은 과도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책임을 부과하더라도 너무 과하다.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그리고 실제 품목별로 얼마만큼의 소득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수입 안정 보험을 시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설계되지 않은 집을 바로 짓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문가 입장에서 보기에 어떤 것이고, 정말 뜬금없는 것입니까? 아니면 농민들 입장에서 그렇게 받아들이고 계신 건지요?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일단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우려되는 점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예전에 수량에 대한 재해 보험의 경우에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의 보장까지 추가한다는 것은 실무적으로도 매우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그러나 앞서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감축 면적 할당이나 햅쌀의 사료용 전환 등과 같은 정책에 비해서는 이론적 토대도 매우 단단하고 학계에서도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사안이며, 2015년에 이미 품목별 주산지에서 시범사업을 운영된 바 있습니다. 다만 보험 제도나 구조 등 농업인의 수입 안정에 일조함과 동시에, 과거의 정책에 비해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2001년에 시범 도입된 농작물 재해보험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사과에 있어서는 90% 이상, 벼는 60% 이상의 비교적 높은 가입률을 보입니다. 이를 감안할 때, 수입 안정 보험 또한 정교한 설계와 점진적 도입을 통해 농업인에게 실질적 수입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가 되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농업인들에게 수입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매력 있는 상품이라면 농민들이 많이 가입했겠죠. 그런데 2022년에 이 수입 안정 보험 가입률이 전체 3.2%밖에 되지 않습니다. 현장의 농민들도 이것이 실효성 있는 보험이라고 판단하지 않고 있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예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1호 법안이 양곡관리법입니다. 양곡법 개정을 앞두고 있는데, 여야의 입장이 예전에도 그랬습니다만 좀 다른 것 같아요. 양곡법 개정안이 바뀌는 방향에 따라서 쌀값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시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 양곡법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어떤 내용이 더 추가되거나 필요한지 이번에는 김 교수님께 먼저 여쭤보겠습니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양곡관리법 논란의 핵심은 생산이 너무 많이 되거나 가격이 너무 내려가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 전부를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론적으로만 따지면 쌀값을 지지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정책입니다.

다만 무역과 관련된 국제 규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국회의 의결, 한정된 예산 등을 고려하면 실행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연구에서 농업 경영인 입장에서는 높은 수입이 예상되지 않아도 쌀 생산에 대한 애착이 높다고 합니다. 반드시 경제 원리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농업인이 원하는 것은 적정한 수준의 소득 추구이지 높은 가격 자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반복되는 얘기지만 이러한 양곡 관리법 개정에만 매몰되지 않고 농촌을 유지하고 농업인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에 대한 고민을 통해 농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양곡관리법을 어떻게 보십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끝없는 논쟁을 낳고 있는데요. 교수님 말씀처럼 애초에 양곡관리법을 개정하자고 이야기했던 취지의 핵심은 초과 생산량이 3% 가격 하락률이 5%가 될 때 시장 격리를 의무적으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는 걸로 조문의 내용을 바꾸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두 번 행사하면서 법안의 내용들이 굉장히 많이 변질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보면 가격 하락이거나 가격 하락이 우려될 때 격리를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걸로 그 수위도 굉장히 낮아졌는데요.

저희들이 양곡 관리법을 개정하자고 이야기했던 그 핵심은 뭐냐 하면 쌀을 비롯한 양곡에 대해서 국가가 보다 책임 있는 정책을 시행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이 요구했지만 빠져 있었던 쌀 자급률 100% 명시 등 보다 더 정부와 국가가 양곡 자급률을 높이는 데 있어 책임 있는 정책들을 구성하게끔 강제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는데 그 내용은 오도 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상태입니다.

이미 양곡 관리법 개정안은 정쟁의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한쪽에서는 퍼주기다. 공산주의 포퓰리즘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이제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격 하락이 될 경우를 이야기한다거나 아니면 연간 농산물 가격 안정법, 그러니까 농안법을 개정해서 기준 가격을 설정하고 그 기준 가격에 미치지 못할 때 가격을 일부 보존해 주는 방식으로 또 다른 변칙안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개정안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윤석열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양곡 관리법이 개정될 수 없을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말 요즘 농사는 다른 무엇보다도 어떤 산업보다도 기후와 굉장히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저기 최근에 태풍이나 미국의 여러 가지 기후를 봐도 우리도 그렇고, 정말 기후가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은 많이 받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라는 게 정말 실감이 되는데요. 이런 시기에 농산물 값이 쌀 이외에도 배추를 비롯해서 최근에 너무 많은 농산물값이 변동 폭이 크고 폭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작물은 몰라도 쌀은 이게 단순히 농민들 생계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기본적인 식량 안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점에서는 어떤 우려를 하고 계신지 김 교수님, 아까 잠깐 짧게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쌀은 다른 작물과 달리 농민들이 정서적으로 맺고 있는 유대가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게 우리 식량 안보 문제와도 관련이 되지 않겠습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네, 맞습니다. 기후 위기라는 것이 비단 농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쌀 생산을 포함해서 다른 농작물 생산 과정의 특성상 작황이 기후의 급격한 변화에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서 공급의 불안정성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그간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R&D와 관련 산업의 노력으로 가혹한 농작물 생육 환경에서도 잘 재배할 수 있는 종자를 개발하거나, 노지가 아닌 스마트팜을 이용하여 생육 환경을 인간이 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여 농업인들이 희망하는 대로 가격이 올라가면 소위 얘기하는 풍년, 기근에 비해서는 소득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개별 농업인의 수확량 감소는 수입액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식량 안보 측면에서는 가격 폭등이 오히려 재배 면적을 증가시킬 수 있고요. 이런 경우 식량 안보나 자급률에 있어서는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 다른 측면입니다만 영화 인터스텔라의 배경에서 보듯이 전 지구적인 기후 재앙은 어떠한 임계치를 넘어선 상황으로써 한 국가가 아니라 전 지구적 식량 안보를 고민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릅니다. 이는 한 국가나 특정 정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전 개인적으로는 그런 날이 우리 후손들에게 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쌀 재배를 유지해야 하는 것. 식량 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지금 진행 방향이 좀 우려가 된다. 기후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같이 생각하면 어떤 점이 떠오르는지요?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가령 예를 들면 정부에서 한 해 쌀 소비량으로 예상하는 게 360만 7,000톤입니다. 그런데 올해 지금 2024년 10월 5일에 발표한 쌀 생산량 예측분이 365만 7,000톤입니다. 불과 5만 7,000톤밖에 초과 생산이 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물론 정부의 통계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11월 통계청 발표까지 봐야겠지만, 올해 고온이라든가 벼멸구 같은 이상 기후로 인한 병충해 때문에 생산량이 줄어드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이 기후 위기는 앞으로는 기후 재난이 될 것 같습니다. 농민들이 농사짓기 더 어려워질 수 있는 기후 환경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생산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생산량 감소는 결국 농산물 가격의 상승을 뜻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올해 금사과와 금배추가 나왔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후 재난 상황에서 생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하는 거예요.

그러면 가격 상승이 농민들에게 좋냐? 아닙니다. 현장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벌듯이, 농산물 가격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산지에서 농민들에게 주어지는 농산물 가격은 아주 낮습니다. 그렇듯이 농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마냥 농민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고요. 무엇보다 변화되고 있는 기후 재난 상황에 대비해서 안정적인 식량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폭염, 폭우, 벼멸구까지 최근에는 여러 가지 재난들이 있습니다. 이런 재난 상황에서 농업 재해와 관련된 대책은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꼭 하시고 싶은 농업 정책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지금 정부가 농업 재해와 관련해서 운영하는 제도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농업 자연재해대책법에 근거해서 대파대라든가 영양제 등 농약과 가축 입식비 등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피해 농가에 있어서 도움이 미비합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농산물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액이 없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가 농작물 재해보험인데, 농작물 재해보험을 운영한 지 20년이 되었지만, 실제 이 농작물 재해보험이 농민들에게 실효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보다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농민들의 책임이 너무 과도하고, 민간 보험회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농민들에게 주어지는 보험금이 피해액을 따라오지를 못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현재 농업재해 대책법이나 농작물 재해보험으로는 기후 재난에 대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농작물 재해에 대해서 보상을 의무화하는 농업재해보상법 제정이 앞으로 필요하지 않겠는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인과응보 혹은 사필귀정을 뜻하는 신토불이라는 불교 용어가 있습니다. 과거 국산 농산물에 대한 로열티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시장에 재화가 많고 흔해지면 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인과관계입니다. 쌀의 생산비를 수입 쌀처럼 획기적으로 낮출 수만 있다면 쌀값 폭락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높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쌀을 많이 생산하고 있고, 그 비용의 적정한 회수를 돕기 위해 쌀값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의 결과는 쌀값 폭락과 농업인 소득의 감소입니다. 아무쪼록 가격의 폭락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농업인의 소득 유지, 나아가 적정한 소득 지지를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오늘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님과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님 두 분을 모시고 쌀값 폭락과 농업이 직면한 위기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좋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두 분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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