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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하인드]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 "대구시, 추모사업 약속 지켜야"···'옥상 농성' 한국옵티칼 노동자 "법원 인도 집행 반대"

①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 "대구시, 추모사업 약속 지켜야"
2024년으로 대구 지하철 참사는 21주기가 되었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안심 방향 쪽으로 가던 1079호 전동차에서 처음 불이 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56살이던 남자가 생계난과 건강 문제로 세상을 비관하고 휘발유로 불을 낸 것입니다. 당시 지하철 내부는 지금과 달라서 불에 잘 타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어 삽시간에 불길이 퍼져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사망자는 192명, 실종자 6명, 부상자는 151명입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시각인 2024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팔공산에 있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유족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4년에도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아···"정치 투쟁의 장소로 변할 우려"
대한민국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철도 사고인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4년에도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지난 2월 15일 목요일에 중앙로역 기억공간을 찾아 헌화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취임 후 처음 열린 2023년 추모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추모식 이틀 전 중앙로역에 있는 기억공간 추모벽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2023년 홍 시장은 희생자유족회에 직계가족이 아닌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오랫동안 희생자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석기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해석됩니다.

홍 시장은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순수해야 할 추모행사에 민주노총,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가족, 시민단체까지 모이면 정치 투쟁의 장소로 변할 우려가 있다"며 "시장이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 시장이 2024년에도 참석하지 않은 걸 보니 이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듯합니다.

그렇지만 추모행사는 해마다 열렸고, 시민단체들이 유가족과 함께 치렀습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진보적 시민단체, 정의당·진보당 등 야당들도 함께 '2.18 대구 지하철 참사 시민추모위원회'를 만들어 추모식을 해 왔는데, 이걸 문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에는 20주기를 맞아 세월호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사회적 참사 아픔을 함께하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함께 했습니다. 이들 유가족이 참석한 것은 사회적 참사마다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 공감대가 있어 전국적인 연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들의 추모행사 참석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안경을 끼고 추모식을 보는 게 아닐지 돌이켜볼 일입니다.


시민대책위 "추모 공원과 추모탑 이름 찾아 달라" 촉구
2024년에도 많은 시민이 중앙로역 기억공간을 찾아 추모하고 있는데, 시민대책위는 참사를 기억하는 제대로 된 추모 사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2월 13일 중앙로역 기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가 약속한 2.18 추모 공원이 여전히 '시민안전테마파크'라는 어색한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고, 추모탑은 '안전 조형물'로 불리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참사의 참상을 간직하고 있는 전동차도 아무런 보존 대책도 없이 차량기지에 그대로 방치돼 있고 제대로 된 참사에 대한 기록조차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책위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참사의 기억은 단지 유가족과 부상자들의 아픔을 공유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다시는 같은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왜곡되지 않은 진짜 원인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민안전테마파크는 지하철 사고 이후 유족들과 대구시가 합의해서 만들었는데, 추모 공원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지하철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며 안전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추모사업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대구시와 추모사업에 대한 합의를 합니다. 그리고 추모 공원 터를 조성하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추모 공원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가 2005년 10월에 대구시가 소유하고 있는 팔공산에 추모 공원을 조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참사 5년 만인 2008년 시민안전테마파크가 조성되고 희생자 192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탑도 세워졌습니다. 또 추모탑 인근에 희생자들이 영면할 수 있도록 수목장도 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대구시는 인근 상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유족들과 "차차 추모 공원으로 바꿔나가겠다"는 이면 합의를 했지만, 아직까지도 그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추모 공원·추모탑 명칭 둘러싸고 '20여 년 하세월'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일인 데다 그동안 추모 공원이라는 이름과 추모탑이라는 이름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많이 있었습니다. 추모 공원과 시민안전테마파크를 함께 쓰려는 노력은 있어 왔습니다. 지난 2019년 2.18 안전문화재단이 2.18 기념공원이라는 명칭을 함께 사용하는 내용의 조례 청원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2022년 2월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와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당시 협약서에는 동화지구 경제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광 트램 설치, 파계사에서 동화사를 거쳐 갓바위까지 단풍 백리길 조성, 도시재생사업 추진까지 3가지 약속이 담겼습니다. 대신 유가족들의 추모식을 허용하고 안전 상징 조형물을 추모탑으로 명칭 변경, 시민안전테마파크를 2.18 기념공원으로 명칭을 함께 쓰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 보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권영진 시장이 3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선됐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권 시장이 상가번영회 등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시장이 바뀌었다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느냐"고 화를 내고 있습니다. 2023년 추모행사에서 만난 한 상인은 "우리들은 추모식을 방해하는 게 아니라 대구시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들은 "대구시가 상인회와 유족회를 갈라치기하고 있다"며 "대구시가 약속을 지킬 때까지 추모식을 방해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지하철 참사 희생자대책위와 홍준표 시장의 면담은 '불발'
지하철 참사 희생자대책위는 홍준표 시장에게 면담 요청을 했는데,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 13일 윤석기 희생자대책위 위원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은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시장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을 뿐만 아니라 강제 퇴거 조처됐습니다. 유가족들은 '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사업 관련 면담 요청' 문서를 가지고 시장 비서실에 제출하려 했지만 대구시는 "면담 신청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며 청사 입구에 있는 스피드게이트를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당시 재난안전실장과 사회재난과장 등 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유가족들이 있는 로비로 찾아와 관련 부서로 민원을 접수하거나 로비에서 신청서를 전달하면 된다고 했지만 유족들은 비서실장을 직접 만나 전달하겠다고 했습니다. 윤석기 위원장은 "그동안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왜곡이 발생해 시장에게 직접 설명하려는 취지"라고 말했지만, 결국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조해녕, 김범일, 권영진 등 역대 시장들은 모두 유가족들과 면담을 가졌지만 홍준표 시장은 취임 이후 한 번도 유가족을 만난 적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결국 오후 6시까지 기다리다 강제 퇴거당하고 말았습니다.

홍 시장과의 면담 요청을 거절당하자 유족들은 다음날인 14일부터 추모식이 열리기 전인 16일까지 산격청사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가진 유족들이 21년간 대구시 약속만 믿고 기다렸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시민안전테마파크가 아닌 2.18 추모 공원으로 정정하고 대구 지하철 참사와 관련된 제대로 된 추모사업을 이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2023년 추모식에서 김태일 전 2.18 안전재단 이사장은 "재난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가치"라며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치는 자유, 민주, 복지 그 어떤 가치보다도 더 근본적인 가치"라고 말했는데 대구시가 되새겨볼 이야기라고 보입니다.


② 옥상 농성 한국옵티칼 노동자 "법원 인도 집행 반대"
경북 구미 일본계 외국인 투자 기업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청산절차를 밟자 노동자 2명이 40일이 넘도록 공장 옥상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옵티칼은 일본계 다국적 기업인 닛토덴코의 자회사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지난 2003년 경북 구미 4공단에 공장을 설립한 후 LCD(액정표시장치) 핵심 부품인 편광필름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해 왔습니다. 하지만 2023년 10월 화재가 발생한 후 한 달 만에 주주총회를 거쳐 해산결의를 하고, 200여 명의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신청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직원 130여 명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희망퇴직을 거부한 17명은 해고됐습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고 현재는 11명이 공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여성 노동자 2명이 1월 8일부터 공장 옥상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회사를 청산했는데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하라고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닛토덴코는 경기도 평택에 한국니토옵티칼이라는 공장을 운영합니다.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물량을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기고 신규로 30명의 노동자를 채용했습니다. 구미공장에서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평택 공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한국옵티칼 대표는 "2016년부터 물량이 줄면서 그동안 희망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노조도 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던 물량이 많이 줄었고 공장을 재건하고 정상 가동하는데 3년이 걸린다는 겁니다. 또 하락세인 LCD 사업이 어찌해볼 수 없어 본사 차원에서 청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희망퇴직을 하는 노동자들에게도 1년 치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했다며 회사 차원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회사 "노동자 농성으로 철거 작업 늦어져"···법원은 가압류 결정까지
회사는 농성 중인 노동자 때문에 철거 작업이 늦어진다며 가압류까지 신청했는데, 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옵티칼은 2023년 8월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노조 사무실 철거를 요구하고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화사가 납부해야 할 토지사용료 1일 약 140만 원과 철거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1일 약 570만 원을 합산한 금액을 손해배상 지연금으로 청구하겠다고 했습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가압류를 신청했는데 법원은 2023년 9월 노조 소속 노동자 5명에게 1인당 4,000만 원씩 모두 2억 원에 대한 가압류를 결정했습니다. 법원의 가압류 결정에 대해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는데 회사 측에 특별히 손해를 끼친 점이 없는데도 재판부가 구체적으로 살피지 않고 결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미시로부터 공장 철거 승인이 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철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생산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아 회사에 끼친 손실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혜택받았는데···공장 화재로 해산까지 하려는 이유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들의 직접 투자를 촉진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1998년 만들었습니다. 외투법에 따라 한국옵티칼은 구미시로부터 토지 무상 임대 50년, 법인세, 취득세 감면 등의 각종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 혜택을 기반으로 20년간 7조 7,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세후 이익은 1,983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닛토덴코가 가져간 배당금만 1,734억 원입니다.

이 회사는 당초 220억 원을 투자했는데 투자 금액 대비 연평균 세후 수익률이 무려 50%를 넘습니다. 닛토덴코에서 매입한 원재료 금액(5조 9,279억 원)과 상품매입액(1,923억 원) 등을 더하면 이 회사를 통해 일본으로 건너간 돈은 무려 6조 3,354억 원에 이릅니다. 한국 정부로부터 여러 혜택을 보는 외투기업이 그에 걸맞은 의무를 질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 공동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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