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수원 다변화 협약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구미시를 연일 비판하며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그 대신, 홍준표 시장은 안동댐 물을 끌어 쓰기로 한 자신의 공약을 밀어 붙이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미 안동시와는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는데, 조만간 안동 시장을 직접 만나 취수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권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임 정부와 대구시, 구미시가 협약한 취수원 다변화 사업과 안동댐 물을 쓰는 자신의 공약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에 있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의 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기는 방안은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구미 카드'는 버리고 자신의 공약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 최근 행보에서도 드러납니다.
홍 시장은 취임한 지 3주에 접어든 7월 18일 정책총괄단장과 취수원다변화추진단장 등을 안동시로 보내 대구가 안동댐·임하댐 물을 쓰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8월 11일에는 본인이 직접 권기창 안동시장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구미시는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취수원 다변화 정책과 관련해 홍 시장과 만난 적도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구미시 실무진도 대구시로부터 연락이나 논의하자는 요청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미시 관계자▶
"대구에서 자기들이 이랬다저랬다··· 처음부터 안동을 얘기 안 하고 구미에 다시 와서··· 저희 시장님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그것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보자, 다시 적극 추진해보자, 이런 내용도 전혀 없었거든요."
홍 시장은 구미와 접촉하는 대신 취수원 다변화 협약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구미시를 연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미산단으로 물을 오염시켜 놓고 상류에 상수원을 달라고 하니까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구미산단이 무방류 시스템을 채택했다면 대구 물이 나빠질 이유가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물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적이 없으며, 무방류 시스템은 환경부가 추진하는 것으로 구미는 법을 준수해 방류하고 있다"고 맞받았습니다.
구미 해평취수장 물을 쓰는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해평취수장으로의 취수원 이전 방안을 포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건 아니지만 여러 정황상 안동과 구미 '투 트랙'이 아닌 안동댐 물만 쓰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분석됩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C.G.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