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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도 비행기로" 유럽 강소공항 리에주, '물류 > 여객' 과감한 투자

◀앵커▶
대구경북신공항이 '국제 물류 공항'을 목표로, 2029년 개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7월 4일부터 연속 기획보도를 통해, 물류 공항이 여객 중심의 기존 공항과 어떻게 다르고, 또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보고자 합니다.

첫 순서로, 유럽 벨기에의 중소도시 '리에주'가 공항을 통해 어떻게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 성장하게 됐는지, 김서현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벨기에 동부, 인구 19만 명의 중소도시 리에주시에 있는 리에주 공항.

이른 아침, 독일에서 화물차를 타고 온 경주마들이 탄탄한 근육을 뽐내며 공항 부지에 들어섭니다.

경마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탈 예정입니다.

통상, 비행 출발 전날 도착하는 경주마들은 말 전용 공항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탑승 당일, 경주마들은 톱밥이 깔린 전용 컨테이너에 실려 호텔과 바로 연결된 활주로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주기장에 도착한 말들은 가장 마지막 순서로 화물(비행)기에 오릅니다. 도착지에서 가장 먼저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벨기에에서 미국까지 비행시간은 무려 7시간이 넘습니다.

공항 입장에서 경주마는 마리당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아주 예민한 '특수화물'인 셈입니다.

그래서 수의사와 전문 승무원 등 관련 인력과 절차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크리스티앙 조코 말 수송 전문 업체(호스 인) 책임자▶
"(고객이)말을 사는 순간부터 모든 절차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로 말 운송을 책임지는 회사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수의사가 방문해서 도착지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보살핍니다. 도착하는 나라마다 각각 검역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리에주 공항을 통해 수송되는 말은 매년 7천 마리에 달합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한 말 수송 사업은 점차 확장해 나가며 리에주 공항의 대표 특수화물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크리스티앙 조코 말 수송 전문 업체(호스 인) 책임자▶
"이곳은 흙이나 기구들을 말 전용으로 갖췄습니다. 말의 안전과 컨디션을 최상으로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말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죠."

말뿐만 아니라, 각종 생물과 의약품, 무기, 자동차 등 각종 화물이 리에주 공항을 통해 운송되는데, 2023년 기준 1백만 톤을 처리했습니다.

유럽 물류 공항 중에서도 다섯 번째 규몹니다.

반면 한 해 승객 수는 17만 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여객보다 항공 물류 기능에 집중해, 말 전용 호텔같이 물류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에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공항 바로 옆 고속도로와 철도를 통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까지 하루 안에 이동할 수 있다는 입지도 한몫했습니다.

◀로랑 조사르 리에주공항 대표▶
"공항이 고속도로와 거리가 있다면 무거운 화물들은 거기서 이미 고민이 되죠. 다시 말하면 지리적인 위치, 다양한 교통망, 그리고 타 공항들과의 차별성이 있어야 합니다."

리에주 공항에 대한 벨기에 지방정부의 투자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류기업이 공항에 언제든 입주할 수 있도록 4백 헥타르 규모의 여유 부지를 확보하고, 24시간 화물 비행기가 운항할 수 있도록 행정적, 제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대형 물류기업을 비롯한 1백 개 기업이 리에주 공항에 입주해 있습니다.

◀아드리앙 돌리몽 벨기에 왈롱 재무·예산·공항·스포츠 인프라 장관▶
"공항의 주요 성공 요인 중 하나가 근처에 가용 부지가 풍부했다는 점입니다. 항공업 개발 관련해서 경제적인 전략을 펼칠 수가 있었죠."

교통 인프라와 여유 부지 운용 방식, 전문적인 물류 처리 시스템 등 리에주 공항의 여러 장점은, 물류 공항을 추구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이 참고할 만한 대목들입니다.

동물, 의약품··· 까다로운 화물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과 인프라, 리에주 공항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는 이유입니다. 벨기에 리에주 공항에서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코디 이지용, 번역 김수희)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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