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시가 지난 2010년부터 13년간 발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그간 베일이 가려있던 '포항 법광사지'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발견된 유물의 완성도가 높은 데다 신라 왕경의 A급 사찰에 버금가는 대규모인 것으로 확인돼 보존·정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규설 기자입니다.
◀기자▶
포항시 북구 신광면 상읍리 ‘포항 법광사’ 터입니다.
비학산 자락 아래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포항시가 지난 2010년부터 13년간 발굴조사를 한 결과 신라 왕실 사원의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통일신라시대 금당지 양식과 4m 규모의 대형 석조불상, 그리고 화려한 금동 장식품이 대거 출토됐습니다.
당간지주와 삼층석탑, 우리나라에서 4개만 출토된 거북이 두 마리가 엎드린 모양의 비석 받침도 발견됐습니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한 점과 발견된 유물의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왕이 직접 불사를 진행한 왕실 사원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함윤아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
"그걸 만드는데 보통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닌데 그 정도로 동원할 수 있는 것은 왕실 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통일신라시대에 이곳 포항 흥해읍 신광면은 신라 왕경으로 가는 길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왕실 사원과 냉수리 신라비를 세웠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사찰 서편에 자리한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탑지석에는 탑의 건립 연도와 탑을 옮긴 연도가 명확하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자들은 '법광사'가 언제 창건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신라 문성왕 8년, 서기 846년에 현재의 규모로 다시 지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발굴을 통해 포항 법광사지의 가치가 확인됨에 따라 포항시는 전문가 고증을 거쳐 보존․정비에 나설 계획입니다.
◀김규빈 포항시 학예사▶
"통일신라 시대 건물터가 발굴조사를 하면서 확인됐고 이런 좋은 결과들이 있으니까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시민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고···"
포항시는 또 현재 경상북도 지정 유산인 ‘포항 법광사지 삼층석탑’을 국가 지정 유산 즉 '보물'로 승격시키기 위해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차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