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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법은 개정됐지만···여전히 갈 길 먼 지방의회 전문성


◀앵커▶
2022년부터 개정된 법이 시행돼 지방의회는 정책지원관을 뽑아 의회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의장이 의회 직원의 인사권도 갖게 돼 지자체로부터의 독립성도 갖출 수 있게 됐는데요.

그러나 대구 8개 기초의회에서는 이런 권한을 갖고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관희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양기자, 지금까지 지방의회가 집행부인 시군구 자치단체의 거수기 노릇만 한다, 비판 견제 기능이 없다는 비판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존재감이랄까 역할이 낮다고 인식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방의원 선거가 시행된 지 31년이 지났지만 지방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는 낮습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2021년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13%만 지방의원 활동에 만족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은 38.5%였는데. 이유로는 전문성 부족이 35.6%로 가장 컸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런 전문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서 정책지원관을 뽑을 수 있도록 해 준 것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방자치법이 개정돼 2022년 1월부터 지방의회는 정책지원관을 의원 수 2분의 1 범위에서 둘 수 있게 됐습니다.

정책지원관은 행정사무 감사부터 예·결산, 조례 재·개정 등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연구 활동으로 정책 정보도 제공합니다. 

대구 달서구의회는 지난달 7급 임기제로 정책지원관 6명을 뽑았는데요.

당시 경쟁률이 3대 1을 조금 넘겼다고 합니다. 

이 경쟁률을 뚫고 정책지원관이 돼 2022년 7월부터 활동하고 있는 김연진 씨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죠.

◀김연진 대구 달서구의회 정책지원관▶
"연구 활동이나 자료에 대한 풍부한 조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의원님 혼자 하실 때보다는 의정활동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많이들 말씀하고 계십니다."

◀앵커▶
정책지원관을 의원 수 2분의 1 범위에서 뽑을 수 있으니 달서구의회는 12명까지 뽑을 수 있는데, 절반인 6명만 뽑은 거네요. 지방의회가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제도를 갖고도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닌가요?

◀기자▶
2022년 1월부터 정책지원관을 뽑을 수 있는데도 지금까지 아예 뽑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대구 8개 기초의회 중 정책지원관을 뽑은 곳은 달서구의회, 수성구의회, 서구의회, 중구의회 등 4곳뿐이고, 나머지 4곳은 한 명도 뽑지 않았습니다.

정책지원관을 뽑은 4곳도 최대 정원을 다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의회 사무국 직원 인사권을 갖게 됐는데 인사권 운영도 마찬가지라면서요?


◀기자▶
2022년부터 지방의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의회 의장이 사무국 직원 인사권을 갖게 됐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7월 시민단체가 조사한 결과, 동구의회를 제외한 7곳 의회 사무국이 여전히 구·군청 파견 공무원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은재식 사무처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집행부 파견 공무원이 많고 또 정책지원관을 미채용했다는 부분들은 여전히 집행부에 종속돼서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고요."

이렇게 지방의회가 인사권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예산 때문입니다. 

아직도 지방의회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인 시군구가 갖고 있습니다.

또 지방의회 정원에 대한 조정권도 집행부가 갖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라도 몇몇 지방의회는 그나마 자신들에게 주어진 정책지원관 채용 등에 대한 인사권을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방의회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사권을 가지게 된 만큼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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