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의 대표적인 공구 골목 '북성로'에서 아주 독특한 전시와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기계 공구와 산업 자재 등을 소재로 기술 상인들의 수리, 제작, 가공 작업 소리에 주목한 건데요,
북성로 공구 골목에서 흔히 듣던 망치질, 대패질, 용접 소리 등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음악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태연 기자입니다.
◀한태연 기자▶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셔터 올리는 소리. 쇳가루 두드리는 소리, 삽질할 때 나는 날카로운 금속 소리. 대패질, 망치질 소리, 장작을 패는 소리, 용접할 때 나는 소리까지.
저마다의 특이한 소리가 모여 이색적인 조화를 이뤄냅니다.
대구 북성로 공구 골목에 흔히 있는 산업 자재와 공구, 버려진 자원들이 악기로 재탄생했습니다.
북성로 기술장인과 공구 장인들은 날마다 발생하는 작업 소리를 음악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인터뷰▶이병문/기술 장인
"내가 만지는 모든 고물은 소리가 날 수 있는 음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연구하면 앞으로 북성로를 알리고 안 좋겠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이번 전시, 공연을 기획한 김효선 작가는 북성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공구 골목의 공업소와 기술자, 기계가 내는 시끄러운 작업 소리에 주목했습니다.
성악가이기도 한 김 작가는 주류 음악을 했지만, 오히려 주류에서 탈피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효선 작가
"세상에는 다양한 소리가 존재하고 있구나. 우리가 사는 이 지역에서도 아주 고유한 소리가 존재하고 있구나. 그리고 북성로라는 곳이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담고 있구나라는 걸 전시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PVC 파이프로 만든 오르간을 활용한 연주 퍼포먼스도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금속관은 실로폰으로 변모하고 못 쓰는 페인트통과 스프링, 전기 재료 등 잊혔던 소리가 전시 공간에서 소환됩니다.
오는 3월 30일까지 북성로 기술예술융합소 모루에서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잊혔던 일상과 삶의 소리를 추억하고 북성로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한태연 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