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인데요,
지난 겨울, 눈 구경하기가 어려웠고 대신 열대 과일이 열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의 겨울 대표 관광지인 봉화 산타마을.
지난겨울, 산타와 루돌프는 있었지만 하얀 눈이 쌓인 건 5일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산타 마을의 겨울 풍경 대부분이 누런 잔디였던 겁니다.
◀여서은·여령경 관광객▶
"산타마을이라서 눈도 많이 내리고 되게 하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조금 아쉬워요."
봉화군은 '겨울왕국 분천 산타마을 관광 명소화 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 말이 무색하게도 해가 갈수록 눈과 얼음 구경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4계절 관광객을 맞을 수 있는 테마파크로 사업 방향을 조정했습니다.
◀박민홍 봉화군 관광개발팀장▶
"약 240억의 사업비를 투입해서 산타하우스, 미니기차, 요정의 숲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충해서 관광객들을···"
지난 1월, 안동 남선면의 한 비닐하우스.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천혜향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농장주는 겨울 내내 보일러도 떼지 않고 햇빛과 보온덮개만으로 하우스 실내를 영하 2도에서 영상 19도로 유지시켰습니다.
◀권순갑 황금향·천혜향 재배농가▶
"제 어릴 때만 하더라도 여기는 영하 10~20도는 쉽게 내려갔어요. 그런데 요즘은 영하 10도 내려 가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여기에 조금만 보온 시설을 하면 (수확이 가능하겠다)"
이런 기후 변화에 경상북도도 아열대 작물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2022년 3곳을 시작으로 아열대작물 전문단지를 25년까지 19곳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겨울 경북은 얼마나 따뜻해졌을까?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석달간 안동을 기준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진 한파 일수를 살펴봤습니다.
한파 일수가 10년 전에는 24일이나 됐지만, 지난 겨울은 17일에 불과했습니다.
30% 가까이 줄어든 겁니다.
연평균 기온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30년 전인 1992년 안동의 연평균 기온은 11.9도, 20년이 지난 2012년에는 0.3도가 올랐습니다.
또 10년이 지난 지난해는 0.5도로 급격하게 상승해 평균 12.7도를 기록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