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9월 22일 오후 9시 33분,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 있던 미국 문화원 정문에서 폭발물이 터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경찰과 경비원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요, 당시 미국 문화원 옆에 있던 대구시교육회 건물과 경북대 의과대학 부속병원 수위실 유리창까지 모두 파손됐다 합니다. 전두환 정권은 1년간 무려 74만 명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밝히지 못했는데요, 당시 수사 당국은 경북대학생 5명이 '금서'를 보유했다며 미문화원 폭파 사건의 용의자로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당시에는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후 2010년 이후 재심 재판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당시 경찰이 약 30일간 불법으로 구금한 상태에서 가혹 행위를 하고 자백을 강요하였으며 인권을 침해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반인권 사건"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대구 미문화원 폭파 사건은 경찰이 범인을 찾지 못하자 시민과 학생을 범인으로 몰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하고 민주화운동과 학생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흑역사'로 남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