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지역의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등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수요를 촉진하긴 어렵다는 게 지역 주택 업계의 반응인데요.
과잉공급이 가장 큰 원인인 만큼, 업계가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도건협 기잡니다.
◀기자▶
아파트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세워놓았습니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천 가구에 육박하는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 4월 공사가 끝났지만 아직 입주자가 없습니다.
후분양으로 전환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준공 후 반년째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9,410 가구로 전국에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이 아파트처럼 분양 일정을 미루는 것까지 더하면 만 가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정부는 10월 2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놨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0월 2일)▶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지역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겠습니다. 주택 건설사업자가 보유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해 종부세 합산 배제 기간을 7년까지 한시 확대하겠습니다."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수요를 촉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지역 주택 업계의 생각입니다.
◀주택업체 관계자▶
"취득세 감면, 한시적 양도소득세 면제 등과 같은 실구매자의 직접적인 혜택이, 금전적인 혜택이 지금은 좀 필요한 상황이다···"
미분양 사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과잉 공급인 만큼 업계가 자구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대구에 새로 분양한 아파트는 8만 가구가량.
집값 상승기에 편승해 연간 만 2천 가구 안팎인 적정 공급량을 훌쩍 넘는 물량을 쏟아냈다는 겁니다.
◀김대명 대구과학대 금융 부동산과 교수▶
"할인 분양 및 기존 분양자 할인 적용, 페이백 확대, 원금 보장이나 프리미엄 보장제도, 전세 방식으로 일정 기간 거주했다가 매수 여부를 결정하는 스마트 리빙 등 다양한 방식의 자구 노력을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 대책도, 업계 자구책도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미분양 사태의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