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
정부가 발표한 지 나흘 만에 한발 물러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습니다.
"국민 뜻을 거스르고 갈 수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왜 처음부터 공론화 과정 한 번 거치지 않았을까?
대구에서도 트럭 등을 동원한 반대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시교육청 앞에 대형 전광판이 달린 트럭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전광판 화면에는 "학제 개편을 철회하라"는 문구가 적혔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5세로 낮추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입니다.
"유아 발달 과정을 무시한 정책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예비 국공립 유치원 교사들이 전국 동시 반대 시위에 나선 겁니다.
◀임용 준비 중인 3년 차 유치원 교사▶
"현장에서 봤을 때 아직 (글자를) 적는 것도 힘들어하고 유치원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힘들어하는 (만 5세) 아이들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취학 연령을 낮출 게 아니라) 유아 교육을 의무 교육으로 하고 유아 교육을 공교육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는 현직 교직원들이 피켓시위에 나섰습니다.
돌봄 공백이나 사교육 부추기기 같은 여러 부작용을 더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광우 전국교직원노조 경북지부 사무처장▶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이런 부분이 준비되고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하지 말고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고 말합니다.
◀5살 아이 아빠▶
"저희 얘기도 12월생이다 보니까 (또래보다 성장이) 많이 늦은 편인데 얘가 만약에 7세(만 5세)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많이 이른 느낌이 들죠. 공부를 많이 시키기보다는 하고 싶은 걸 많이 하게 해주고 싶은 부모 중 하나라서 학교를 빨리 가는 것보다는 유치원에서 좀 더 놀고 가는 게 더 낫다고 봐요."
뒤늦게 공론화에 나선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감과 영상 간담회를 열고 학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은 정부의 공론화 절차에 맞춰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