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전에 임시 보관 중인 고준위 사용후 핵 연료가 51만 다발로 포화 상태에 놓여 있는데요,
정부가 사용후 핵연료 영구 처분장을 만들지 못하면서, 원전 인근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사용후 핵연료 저장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형일 기자▶
월성원전 안에 만들어 놓은 사용후 핵연료 임시 보관 시설입니다.
땅 위에 노출된 임시 저장 시설로 인근 주민들은 콘크리트 노후나 손상, 방사능 누출 등의 위험에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국 원전에서 이렇게 임시 보관중인 고준위 사용후 핵연료는 모두 51만 다발.
이가운데 중수로인 월성원전이 48만 다발로 앞도적으로 많지만 정부는 명확한 대책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주낙영 경주시장(지난 6월 경주시의회)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가 3년 동안 제가 볼 때 허송세월했어요. 중간 저장 시설 그리고 영구처분시설에 대한 로드맵이 하나도 없어요."
정작 전기 사용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고준위 사용후 핵연료의 위험은 원전 주변 자치단체들이 수십년째 떠 안고 있습니다.
◀인터뷰▶주낙영 경주시장(지난 6월 경주시의회)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보관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보상도 없는 상태로 동경주 주민들의 끊임없는 고통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때문에 고준위 사용후 핵연료 임시 저장고를 원전이 소재하지 않은 서울과 경기도 등 전국 광역 지자체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포항과 울산 중구, 부산 금정구 등 원전 인근 16개 지자체가 이 성명에 동참했습니다.
◀인터뷰▶이금주 포항시 정책팀장
"(사용후핵연료를)원전이 소재하지 않니 한 광역지자체 서울 경기 쪽으로도 전국적으로 분산 설치해야 된다. 일방적으로 원전이 있는 지역에서만 그렇게 하는 것은 너무 일방적으로 이쪽 주민들에게만 피해를 (떠 넘기는 것이다.)"
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는데, 이 특별법은 원전내 사용후 핵연료 임시 저장시설을 영구적인 핵폐기장으로 만드는 악법이라며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인터뷰▶오창훈 울산시 중구 정책기획계장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원전내) 임시로 저장하고 있는 맥스터나 캐니스터 같은 원전내 임시 저장 시설이 영구 처분시설화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굉장히 우려스런 상황입니다."
반감기가 수천년에서 수만년에 이르는 사용후 핵연료,
정부가 영구 처분을 위한 밑그림 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원전 인근 자치단체 주민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