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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해외 입국자의 시골 자가격리기

◀ANC▶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이거나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은
진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14일 동안 자가 격리해야 합니다.

발현되지 않은 바이러스가
몸에 존재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말이 14일이지 갇힌 공간에서 혼자서만
지내야 한다면 그야말로 고역일 텐데요.

시골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는
한 해외 입국자의 일상을 들여다봤습니다.

권윤수 기자입니다.
◀END▶



◀VCR▶
지난 16일부터 경북 의성군 춘산면
시골집에서 혼자 자가 격리에 들어간
62살 허용환 씨.

◀SYN▶허용환/해외 입국 자가 격리자
"오늘 격리 4일째(1월 19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가볍게 몸풀기하고요. 아침을 먹겠습니다. 오늘 아침은 누룽지탕을 만들겠습니다. 누룽지탕."

미국 시민권자인 허 씨는
5년 전 미국으로 이주했는데,
미국에서 연말연시를 함께 보낸 장모를
한국으로 모셔오려고 며칠 전 입국했습니다.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해외 입국자 자가 격리'라는 정부 지침에 따라
약 20년 동안 비어있었던 시골 본가에서
격리를 시작했습니다.

식사는 의성군에서 지급한 즉석식품이나
친척, 친지가 전해 주고 간 음식으로
해결합니다.

◀SYN▶
"이제 거의 다 먹어가는데... 음... 맛있습니다."

가장 힘든 점은 상수도 시설이 고장나
물을 마음껏 쓸 수 없다는 점.

◀SYN▶허용환/해외 입국 자가 격리자
"여기서 지금 격리하면서 제일 큰 어려움은 물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추운데... 수도가 고장이 나 있습니다."

시골집 담이 낮아 마당에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지내면
숨이 막힐 것 같아 일과표를 짰다는 허 씨.

오늘은 낡고 오래돼 쓸 수 없어진
화장실을 고칩니다.

줄넘기나 맨손 체조로 건강을 챙기는가 하면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알리기도 합니다.

때마침 대구에 사는 형과 형수가
음식과 책 등을 양손 가득 들고 찾아왔는데요.

형은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가까이 마주 하고 싶지만,
이렇게 대문 밖에서나마 안부를 전합니다.

◀INT▶허익환/허용환 씨 형
"(코로나로) 약간의 고난과 고통이 힘이 들지만
약간의 고통과 고난이 미래에는 추억으로 재평가받는 것 아니겠습니까."

◀INT▶허용환/해외 입국 자가 격리자
"이곳에서 향수를 불러오고 또 형제애를 생각하고 부모님을 생각하고 또 동네 사람들과 제한적이나마 담장 너머로 인사를 나누고 하는 것은 무한한 에너지를 가져다줍니다."

허 씨가 사는 인구 320만 명의 미국 유타주는
하루 신규 확진자만 2천~4천 명에 달해
밀접 접촉자 관리는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INT▶허용환/해외 입국 자가격리자
"본인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안다면 스스로
(조심)하겠죠. 그러나 정부 시스템에서 거기까지 세밀하게 하는 것은 없어요."

코로나 19 바이러스만 없었다면
경험하지 않아도 됐을
외롭고도 답답한 자가격리.

1월 21일 기준 대구와 경북에서는
3천 500여 명이 가족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힘겨운 격리를 묵묵히 견뎌내고 있습니다.

◀SYN▶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뭐가 있을까요?)
"가장 첫 번째로. 많은 것이 있지만 첫 번째로
어디 가서 목욕 좀 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MBC뉴스 권윤수입니다.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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