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대구에 순종황제 어가길이라고 있습니다.
경술국치 바로 1년 전 일제가 대한제국 마지막 순종황제에게 반일감정을 잠재우라며 남쪽으로 순행을 시켰는데, 그걸 기념한다고 만들었습니다.
예산이 무려 70억 원 쓰였습니다.
권윤수 기자입니다. ◀END▶
◀VCR▶ 1910년 8월 29일 한일병합조약을 체결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근엄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한일병합 조약 체결 1년 전인 1909년 순종이 대구를 방문한 것을 기념하려고 대구 중구청이 만든 5m 높이 동상입니다.
동상이 서 있는 대구 달성공원 일대 2.1km 구간엔 '순종 어가길'이 조성돼 있습니다.
5년 동안 70억 원을 들여 도로와 인도를 새로 깔고 가로등, 순종 상징물 등을 설치했습니다.
이 중 순종 동상이 역사 왜곡과 친일미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반일 감정을 잠재워달라는 이토 히로부미의 요청으로 대구에 온 순종을 기념하는 게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당시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궁중 대례복을 입은 모습을 세운 것도 역사 왜곡입니다.
◀INT▶여은경/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 "1905년부터 10년까지 그 당시의 엄혹했던 상황과는 전혀 배치되는 태평성대를 드러내는 동상입니다."
(S-U)"민족문제연구소는 동상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묻는 대토론회를 열자고 대구시와 중구청에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INT▶최춘실 도시재생과장/대구시 중구청 "조형물을 설치하게 된 배경은 어둡고 힘든 역사지만, 그대로 드러내서 다음에 본보기로 역사의 거울로 삼기 위해서 설치했습니다."
자치단체는 비극적인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 취지로 조성했다며 철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