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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농산물은 7%..농민 "영주시만 믿고 투자했는데"

◀앵커▶
인천 문학경기장에는 영주시가 설립한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이 있습니다.

영주시가 15억 원을 들였고, 영주지역 농민 400여 명도 유통 마진 없이 농산물을 팔 수 있다는 영주시의 설명을 믿고 십시일반 3억 원을 투자했는데요,

그런데 정작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영주 농산물은 6~7%에 불과했고, 지금은 경영난으로 원금 회수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서현 기자

◀김서현 기자▶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문학경기장. 2년 전부터 이곳 상가건물에 영주 농산물 직거래 매장인 '바로마켓'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영주 농민들이 유통 마진 없이 농산물을 판매하도록 한다는 게 설립 취지입니다.

매장을 짓는데 든 사업비는 30억 6천여만 원 중 15억 원은 영주시가 민간보조금으로 줬고, 나머지 70%는 민간업체가, 15%는 영주 농민들이 출자했습니다.

영주 농민 425명이 십시일반 투자한 금액은 3억 2천 9백만 원. 장욱현 영주시장은 수도권 영주 농산물유통센터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터라, 직접 농민에게 투자를 독려하기까지 했습니다.

◀장욱현 영주시장▶-2019년 3월 5일 영주 농업인대학 사과과정 개강식-
"중간 유통 마진을 걷어내고 실질적으로 여러분 소득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추진되도록 많이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이 매장에서 영주 농산물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산 표고버섯, 미국산 호두 그리고 그릇 같은 공산품이 대부분입니다.

매장을 연 뒤 2년 동안 전체 판매 품목 중 영주산 농산물은 고작 6~7%에 불과했습니다.

◀전풍림 영주시의원▶-제259회 영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
"공산품이나 생활용품, 다른 지역의 농산물 등을 더 많이 판매하고, 영주 농산물의 판매는 매우 인색했거나 판매하지 않았다고 밖에 볼 수 없으며.."

◀장욱현 영주시장▶
"어려운 재정난으로 인해 농축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율이 적은 공산품과 가공품 위주로 판매 품목이 구성된 데 따른 것으로.."

영주시가 사업비 절반을 감당한다는 말만 믿고 투자했던 농민들은 황당한 심정입니다.

◀인터뷰▶농민 투자자
"부석면사무소 2층 강의실에서 담당 공무원들도 나와서 스크린으로 굉장히 거창하게 했어요."

"유통해서 분배를 골고루 해주겠다고 설득을 해서 우리가 전부 다 50만 원씩 투자를 해서.."

투자 원금은 회수하지도 못할 판입니다.

코로나19로 매장 경영난이 더 심해지자, 매장 운영 법인의 대주주인 민간업체는 더 이상의 손해를 감당할 수 없다며 가진 주식을 서울의 다른 업체에 매각하고 있습니다.

대주주가 바뀌게 되면 소액주주인 농민들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인터뷰▶투자한 민간업체 대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지금은 자본금은 완전 마이너스가 됐고...영주시에 제가 제일 원망스러운 거는 그렇게 투자 권유를 해놓고 무관심하다는 거죠."

영주시가 지방보조금을 지급해놓고 제대로 사후 관리를 하지 못했고, 매장 경영에 농민과 민간업체 참여를 배제했다는 사실도 지적됐습니다.

◀인터뷰▶우충무 영주시의원-제259회 영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
"지방보조금에 관계된 내용들을 영주시가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은 부분은 명백한 사실입니다...영주시에서 모든 걸 운영하고 관리할테니 당신들은 참여하지 말라고 하셨죠?"

영주시는 농민 소액투자자들의 손해에 대해선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영상취재 차영우)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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