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 이렇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법 시행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법을 따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 지원 등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태연 기자▶
금속제 울타리를 만들고 있는 영천의 한 금속가공업체입니다.
금속의 판금, 절단 등 안전사고 위험이 큰 작업이 많아 한 해 평균 서너 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합니다.
직원 53명을 대상으로 안전사고를 대비해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다양한 안전 교육을 수시로 하고 있지만,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안전 보건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경영 여건상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오순영 대표이사/금속가공업체▶
"제가 아는 중소기업 대표가 수백 명 되는데 이거 지금 준비했다는 사람은 들어보지 못했어요."
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의 경우 현장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법 시행을 미뤄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순영 대표이사/금속가공업체▶
"사람도 뽑아야 하고 업무 교육도 해야 하고 그리고 이런 것을 현장에 적용하려면 최소한 1~2년 이상 시간이 걸리는데···."
중소기업중앙회가 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 중소기업 322개 사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따를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53.7%는 의무사항을 준수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종사자 수가 50인 이상 100인 미만의 사업장의 경우 60.7%가 의무 사항을 지킬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시행일에 맞춰 의무 준수가 불가능한 이유로는 의무 이해 어려움이 40.2%로 가장 많았고,
전담 인력 부족 35%, 준비 기간 부족 13.9%, 예산 부족 11% 순이었습니다.
영세 사업장의 경우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동희 노무사▶
"50인을 갓 넘긴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 요소가 안전 보건 관리 체계의 구축 및 이행인데, 이에 대한 비용이라든지 인적 자원 등을 투입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복희 본부장/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
"법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처벌이 아니라 예방이 목적인 만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모호한 규정 정비와 면책 규정 마련 등 제도를 보완하고 시설과 전문 인력 등에 대한 예산 지원도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면책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제도 개선을 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