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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았습니다. ‘그 사람들’의 죄를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청원 하루에만 6건 이상, 관계자 엄벌 요구해


“지난 26일 23살의 어린 선수가 그 꿈을 펼쳐보기 전에 하늘에 별이 되어 떠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았습니다.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에 나온 '그 사람들'의 죄를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7월 2일 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국민청원 1)



故 최숙현 선수가 마지막으로 남긴 카카오톡 메시지


지난달 26일 전 소속팀 내 가혹행위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철인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 故 최숙현 선수 사건이 알려지자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현재 고 최숙현 선수 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모두 6건,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청원은 3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청원 6건 모두, 전 소속팀(경주시청) 감독, 팀닥터, 선배 선수 등 관계자가 故 최숙현 선수에게 행한 가혹행위 정황을 밝히고 그들을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故최숙현 선수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한 국민청원 게시물은 “빵 20만 원어치를 새벽이 지나도록 먹고 토하고를 반복하게 했다”는 식고문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또한 “(故 최 선수가) 복숭아 1개를 먹은 것을 감독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체중이 줄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찼으며,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하고 밀치는 등의 일련의 폭행을 20분 넘게 지속했다”, “최숙현 선수가 살을 못 뺄 때마다 3일씩 굶기는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슬리퍼로 뺨을 때렸고, ‘내 손으로 때린 게 아니니 때린 게 아니다’고 말했다” 등 故 최 선수 전 소속팀의 감독, 팀닥터 등이 가한 폭행 및 폭언 행위가 언급됐습니다.

나아가 대한체육회의 해체와 선수 보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각종 성폭행, 비위 문제마다 솜방망이 처벌과 제 식구 감싸기로 인해 체육계의 악마적 관행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더 이상 자정능력이 작동하지 않는 단체에 불과합니다. 체육계를 위해 애쓰는 많은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제발 다른 차원에서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7월 2일 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국민청원 2)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 하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고 있는 폭언과 폭력을 근절하고, 고통 받고 있는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월 2일 故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국민청원 3)


[아래 좌측 글자 '국민청원 n'를 누르면 해당 청원 게시물로 이동합니다.]

국민청원1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국민청원2 폭압에 죽어간 '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결해주십시오.

국민청원3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국민청원4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에 분노하며 대한체육회 해체를 촉구합니다

국민청원5 [청원]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청원합니다

국민청원6 대한체육회를 해체하여 주십시오


체육계, 소나기만 피하고 바뀐 게 없었다


한편 작년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고발로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이 밝혀져, 정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일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정부는 가해자를 체육계에서 영구 추방하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진출까지 제한하며, 체육 분야 성폭력 지원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故 최 선수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체육계 내에서 자행되는 관행과 병폐,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은 몇 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근절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습니다. 이종훈 작가는 경주시청의 허술한 조사와 경북체육회가 사건을 무마하려했다는 의혹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일부 캡처


이종훈 작가
고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에는 팀닥터, 감독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주위의 어른들, 주위의 외면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먼저 경주시청은 최숙현 선수가 올해 3월에 경찰에 팀닥터, 감독, 선수 2명을 가혹행위 등으로 고소했습니다. 그러니까 경주시청에서 자체 조사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이 조사를 어떻게 했냐 하면, 감독과 팀닥터에게 묻습니다. ‘최숙현에게 언어폭력이나 왕따 같은 가혹행위를 했습니까?’ 감독과 팀닥터가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말하니) ‘그래요? 아, 그럼 조사 끝.’
그래서 최숙현 선수가 4월에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신고를 했는데 대한체육회는 스포츠인권센터가 4월 8일 신고를 접수하고 여성조사관을 배정해서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해요. 하지만 어제 이용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도 말했습니다만,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고요. 경북체육회가 오히려 고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체육계의 솜방망이 처벌과 봐주기로 인해 여전히 악습과 폭력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종훈 작가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경주시청 감독, 팀닥터는 지금 현재 대회에 나갔다 하면 메달 따오는 사람들이거든요. 전국체전에서 점수를 잘 따줘요. 경주시청의 명성을 높여주는 인사들이고, 대회에서 성적이 좋으니까 대한철인3종협회에서도 소위 잘 나갑니다. 작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9년 군인올림픽 때도 감독과 팀닥터로 갈 정도였으니까요.

때문에 故 최숙현 선수 입장에서 본다면, 경찰과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의 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가해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은 없고, 오히려 자기만 선수생활이 끝날 것 같은 두려움만 더 커졌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종배 진행자
(자료화면에 나온) 폭언과 폭행 장면이 발생한 시점이 2019년 3월이라고 했죠. 그 시점 이전에 체육회 왕따 사건, 폭행사건, 성폭력사건, 이런 것들이 빈발해서 근절대책이니 재발방지대책이니 쏟아져 나왔잖아요. 그 뒤에도 이런 일이 버젓이 계속 되고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때만 소나기를 피하고 말았고, 근저에는 전혀 바뀐 게 없다는 거잖아요.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김서현 팩트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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