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의 봄이 그리 먼 과거라 여겨지지 않지만, 어느덧 '하나원큐 K리그1 2022'는 최종 라운드를 마치고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아직 승강 플레이오프와 FA 컵이 남아 있지만, 리그는 끝났죠.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대구와 경북을 연고로 한 3팀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지난 1라운드를 마치고 이 팀의 결과에 관해 썼던 'K리그 1R, 잘한 팀-못한 팀-이상한 팀'은 결국 시즌 결과와 크게 다르진 않은 모습을, 그러나 완전히 일치하는 것도 아닌 현실에 이르렀는데요.
K리그를 마감한 3팀의 엇갈린 운명. 위기에서 간신히 탈출하며 안도감 속 성적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낀 팀도, 목표했던 지점에 이르며 다음 시즌에 대해 기대감을 하게 된 팀도, 그리고 낮은 순위표에 우울함을 바탕으로 아직 더 경기를 치러야 하는 팀도 나왔습니다.
대구MBC스포츠+는 이 3팀의 이야기를 정리해봅니다.
안도감 속 만족한 대구FC
강등이라는 위기감이 가득한 상황에서 스플릿 라운드에 접어든 대구FC는 리그 끝자락 가장 큰 행복과 만족을 맛본 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강등권과 승점 1점 차 앞선 9위에서 스플릿 라운드를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대구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비록 극적인 제주 원정 무승부와 홈에서 서울에 거둔 대승을 바탕으로 분위기는 올라오고 있었지만, 그 앞에 당했던 추석 전북 전 대패의 여파가 사라지진 않았는데요.
그런 이유에서 10월 1일, 원정으로 펼쳐진 서울과의 맞대결은 너무나 중요했죠.
시즌 원정에서 단 1승도 없던 팀의 상황에서 이날 승리는 잔류의 7부 능선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절실했던 대구, 결과는 대구의 승리였습니다. 이후 대구는 스플릿 라운드에서 연승을 이어갑니다.
그것도 시즌 단 한 번도 못 이겼던 수원FC와 역시 원정으로 펼쳐진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거죠.
남은 2경기도 김천과 성남에게 무승부를 거두며 스플릿 라운드를 무패로 마무리한 대구FC. 5경기의 성적표는 3승 2무, 최종 순위는 8위로 오히려 한 계단 상승하면서 2022시즌을 마무리합니다.
시즌 중반, 강등이라는 키워드가 모두의 뇌리에 떠오르기 시작할 시점, 감독까지 떠나며 위기를 겪었던 팀은 완벽하게 반전했고 확실하게 달라졌습니다.
그 변화와 함께 잔류를 결정지었던 대구, 비록 순위표 중·하단에 위치했지만, 만족감은 2021년 3위만큼 크게 자리했던 리그 끝자락이었습니다. 절정보다 더 큰 안도감으로 시즌을 마친 대구FC, 하지만 과제도 많습니다.
일단 DGB대구은행파크 시대 첫 하위 스플릿이라는 결과는 무겁게 고민해야 할 대목이죠. 선수단 구성과 코치진 인선도 남은 숙제입니다. 이번 시즌에 아쉬움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대구의 축구는 이제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앞둔 그런 상황이라 할 수 있겠죠?
목표 달성 포항, 아시아로 간다
지난 시즌, 포항의 최종 순위는 9위였습니다. 여러 위기도 있는 구단이었지만, 포항에는 분명 낯선 순위입니다.
2016~2017시즌 2년 연속 하위 스플릿에 간 경우를 제외하면 늘 상위 스플릿은 당연했던 K리그의 명문 포항, 2021년의 성적표는 포항의 전성기가 종료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와 예측을 불러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위기에 대한 김기동 감독의 대처는 매우 기민했습니다. 개막 라운드에서 만난 쉽지 않은 상대 제주를 대비해 전지훈련 자체를 아예 제주에서 대비했던 점부터 보면 알 수 있죠.
그리고 개막 라운드부터 포항에 강했던 제주에게 원정 승리를 거두며 화려하게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2년 동안 이기지 못했던 대구에게도 이겼고, 우승 경쟁팀 울산과 전북에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유일한 리그 클럽이었던 포항. 어느 시즌보다 준비된 모습으로 상위 스플릿에 이른 포항은 스플릿 라운드에서 아시아 무대 진출을 목표로 계속 달려 나갔습니다.
스플릿 라운드를 앞둔 여름 끝자락 포항을 휩쓴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홈 경기를 원정으로 치르고, 울산과의 홈 경기는 평일 낮에 펼치는 어려움도 겪었던 포항, 하지만 이 모든 순간에 포항은 경기력으로 지역의 아픔을 위로하는 저력을 보입니다.
4위 인천에 승점 6점 차로 쫓기며 스플릿 라운드를 시작한 포항은 전북과 제주에게 내리 지며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만, 남의 집 안방에서 우승 확정을 노리던 울산과의 홈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고, 인천 원정에서도 승점 1점을 챙기며 아시아 무대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리그 최종라운드였던 마지막 홈 경기 승리와 함께 자력 ACL 티켓을 확보한 포항, 다음 시즌엔 아시아 무대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천의 우울은 현재 진행형
앞선 두 팀은 그래도 2023시즌 역시 K리그1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면, 또 하나의 팀인 김천상무는 아직 2022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K리그2 강등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바로 이번 주 수요일과 토요일 K리그2 2위 대전하나시티즌과 승강플레이오프 2연전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리그 1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강등의 위기감은 절정에 이르렀고, 10월의 마지막 순간을 과연 어떤 상황에서 만날지는 이번 주말에 되야 알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천상무는 시즌 개막 당시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K리그2 우승팀의 자격으로 '김천'의 이름으로는 첫 1부리그 무대에 이른 김천상무. 팀 특성상 국가대표 선수들도 여럿 함께하고 새 연고지의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우승권은 아니지만, 개막 이후 석 달 정도는 상위 스플릿 정도는 쉽게 지킬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이 팀에게 반복되는 문제인 선수들의 전역은 이번 시즌도 발목을 잡습니다. 8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주축 선수들의 전역에 따른 급격한 전력 이탈이 시작된 거죠.
특히 팀 득점을 책임진 조규성과 주장 정승현의 빈자리는 꽤 크게 남습니다. 이어지는 여름의 끝부터 가을까지 팀은 회복하지 못하고 빠르게 하위 스플릿행을 확정 짓더니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하는데요.
스플릿 라운드 시작 시점만 하더라도 9위 대구와 승점 1점 차로 강등권 탈출은 가시권이었던 김천상무, 하지만 마지막 5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4무 1패를 기록합니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팀에겐 반전도 가능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11위로 시즌을 마친 김천은 이제 모든 걸 건 마지막 승부를 향해 리그 마지막 2경기를 추가로 더 치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