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스포츠대구MBC 뉴스+축구지역

[뉴스+] K리그 1R, 잘한 팀-못한 팀-이상한 팀

추운 날씨 속에 지난 주말, '하나원큐 K리그1 2022' 1라운드가 펼쳐졌습니다. 겨우내 기다린 축구의 시작은 팬들을 설레게 했고, 예측을 뛰어넘는 축구의 묘미가 그라운드에 가득했죠. 이번 1라운드, 대구와 경북에 연고를 둔 3팀의 성적표는 저마다 달랐고,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도 많았습니다. 지난 주말, 이 3팀의 개막전 성적표를 따져봅니다.




잘한 팀-완벽한 승리, 포항
포항은 제주와의 원정 경기를 나설 때부터 겨우내 펼쳤던 제주 동계훈련을 언급하며 홈 같은 개막전을 예고했습니다. 전지훈련 전 과정을 제주에서 진행한 포항은 1월 3일부터 2월 20일까지 제주에 머물며 완벽한 현지 적응으로 1라운드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이번 개막전 대진에서 포항은 가장 불리한 위치에 섰습니다. 지난 2년 반 가까이 제주에 승리가 없었던 포항, 그만큼 많은 준비를 했고 포항은 치밀한 대비로 감격스러운 리그 첫 승을 신고했습니다.

제주는 2021년 승격과 함께 4위를 기록했고, 올 시즌을 준비하며 공격적인 영입으로 우승 후보로 언급됐습니다. 야심 찬 도전으로 개막전을 홈에서 펼쳤지만, 포항의 날카로움에 무릎을 꿇어야 했죠.

전반부터 포항은 페널티킥으로 우위를 점하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1 대 0으로 앞서던 후반, 제주 제르소에게 동점 골을 내준 듯했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되면서 포항의 상승세는 더해집니다. 그리고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허용준이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팀의 추가 골을 기록합니다. 경기 막판 쐐기 골까지 기록한 허용준의 특급 활약에 힘입어 3 대 0으로 승리한 포항, 이번 1라운드를 마치고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직 리그 초반인 만큼 한 경기로 모든 걸 판단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포항은 원정 승리로 리그를 시작하며 순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쉽지 않은 시즌이 예고됐던 포항이 과연 2022년 지난해 ACL 준우승 같은 감동의 결과를 만들지, 1라운드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못한 팀-무기력 패배, 대구
대구FC는 올 시즌 '창단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겨울 동안 측면 수비 라인, 홍철과 이태희를 영입했고 골키퍼 역시 새로 유니폼을 입은 오승훈이 주전 장갑을 차지했습니다. 여러 가지 변화가 많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신임 사령탑, 브라질 출신 알렉산더 가마 감독이 부임한 것이죠. 태국 축구에서 자신의 우승 커리어를 더한 가마 감독의 우승 DNA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팬들은 기대감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부터 먼저 따져보면 많은 부분에 대구FC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해 하위 스플릿인 파이널 B로 떨어진 FC서울을 상대로 한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기대했던 대구는 완벽한 패배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는데요. 지난 시즌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상대에게 당한 패배는 분명 창단 20주년의 시작 지점에서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전반 초반부터 대구FC의 당황스러움이 엿보였던 경기였습니다. 서울의 이어지는 공격에 수비 라인이 무너지는 모습이었고, 서울 기성용과 같은 팀의 조율사도 대구에서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공격을 이어가던 서울은 결국 전반 24분, 조영욱의 선취골로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전반 끝자락부터 대구도 안정감을 찾으며 공격을 이어갔지만 세밀함이 부족했습니다.

후반 시작부터 승리를 위해 빠른 득점을 노렸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합니다. 이태희, 이근호와 같은 고참 선수들의 투입으로 경기에서는 안정감이 생겼지만, 중원의 속도 싸움에서 대구는 열세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후반기 팀에서 안정적 활약을 보였던 라마스가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자랑인 수비라인에서도 사소한 실수들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대구는 정치인, 김희승, 새 일본인 선수 케이타까지 3명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투입과 동시에 서울 나상호에게 추가 실점하며 사실상 경기를 내줍니다.

우승이라는 시즌 목표에 어울리지 않는 완벽한 패배, 무기력한 모습들이 엿보이며 팬들에게도 박수보다 한숨을 끌어낸 경기. 하지만, 분명 패배에서도 얻을 것은 있었을 겁니다. K리그의 달라진 모습을 경험한 가마 감독이 과연 빠른 적응력을 보일 수 있을까요? 다가오는 2라운드, 역시 홈에서 펼쳐지는데 쉽지 않은 상대 전북과 맞대결을 펼칩니다.




이상한 팀-기분 좋은 무승부, 김천
상대하는 팀은 우승후보였습니다. 팀에 외국인 선수도 없고, 경기 중반 한 명이 퇴장당하며 수적인 열세까지 놓였습니다. 하지만, 경기력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이어가며 무승부를 기록한 팀, 이긴 것만큼 기분 좋은 승점 1점을 챙긴 건 바로 김천상무입니다.

김천은 이번 20일 울산과의 맞대결이 K리그1 복귀 무대였습니다. 지난 2020년까지 상주 상무로 K리그1에서 활약하다가 연고지를 바꿔야 했다는 이유만으로 김천에 가며 K리그2로 강등당했죠(이 부분부터 이 팀의 "이상함"은 늘 바탕에 깔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K리그2에서는 결코 적수가 없을 만큼 강한 모습을 보였던 김천상무, 지난 시즌 우승과 함께 K리그1에 돌아와 첫 경기부터 다른 11개 팀을 긴장시켰습니다.

울산 원정에 나선 김천은 경기 내내 울산현대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역습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전반부터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준우승 울산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팀답게, 또 홈팬들과 함께하는 개막전이란 부분을 의식한 듯,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경기를 이어갑니다. 그러나 팀에 실질적 스트라이커가 없던 울산은 공격의 마무리가 아쉬웠는데요. 엄원상의 투입과 함께 공격력의 날카로움이 더해졌고 김천에 위협적 장면을 계속 선보였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은 후반 17분, 김천 하창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장면이었죠. 수적 열세 상황에 빠진 김천엔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는데요. 하지만, 울산의 이어지는 공격을 잘 막아내며 오히려 역습과 함께 울산을 당황하게 만든 김천, 0 대 0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합니다. 두 팀 모두 개막전에서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지만 뭔가 김천이 좋은 결과를 손에 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던 경기였습니다.

김천의 개막전은 K리그1 복귀 무대라 하기에는 너무 익숙하고 강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김천은 다음 라운드, 1라운드 최고의 경기를 펼쳤던 포항을 상대로 홈 개막전을 통해 김천 팬들에게 첫 K리그1 무대를 선사합니다.

석원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