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시멘트 운송이 끊기면서 대구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되는 등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취재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
걱정했던 일이 현실화 되고 있군요.
◀기자▶
취재진은 대구시 동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갔는데요.
레미콘 업체들의 시멘트 재고가 지난 주말 바닥나면서 11월 28일부터 레미콘 공급이 끊기면서 콘트리트 타설 작업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이 건설업체의 대구 현장 14곳 가운데 레미콘 타설 작업이 예정됐던 11곳 모두 공사가 멈췄습니다.
건설 현장 담당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류성철 00건설회사 담당자 과장▶
"(레미콘 업체들이) 지난주 금요일까지 받아 놓은 재고량은 소진이 된 상태이고요. 이번 주부터 남아 있는 재고량을 소진하게 되면 더 이상 생산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되면 다음 단계의 공정들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 파업이 장기화 되면 건설업체들은 공기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대구 레미콘협동조합에 따르면 대구와 인근 레미콘 업체 30개 회사 중 80~90%가 공급을 멈췄습니다.
29일은 모든 업체가 레미콘을 공급하지 못해 대구의 모든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유조차 운행이 멈추면서 정유 업계와 주유소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유사들은 파업에 대비해 각 주유소들이 미리 저장탱크를 채우도록 조치를 한 덕분에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 되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앞으로 파업이 1주일 이상 더 지속되면 기름 재고가 바닥이 나 판매 중단 사태가 일어날까 걱정하는 분위기인데요.
한국주유소협회 대구광역시회 최원관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원관 한국주유소협회 대구광역시회 회장▶
"주유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지금부터 한 일 주일 정도 되면 서서히 주요소에서 물량 소진이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주유소 업계는 1년 전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 때처럼 판매 중단 우려 때문에 소비자들이 미리 기름을 사재기하는 등의 심각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경북지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북에서는 화물연대가 포항 철강 산단 9곳과 남구미나들목, 구미산단 등 8개 지역 주요 집결지에 천막을 설치하고 운송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포항지역은 물류 운송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하루 8,000여 톤의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철강 화물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으며, 동국제강, 세아제강도 출고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철강 제품이 공장 내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6일 포스코와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을 잇달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으며, 이어 화물연대 조합원 60여 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편 포항 남부경찰서는 지난 25일 포항 대송 IC 부근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화물차량을 막아 세우고 운전자에게 욕설 등을 한 화물연대 노조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피해가 크다고 보고 28일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면서요.
◀기자▶
국토교통부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육상화물 운송 분야 위기 대응 실무매뉴얼에 따라 오전 9시부로 육상화물 운송 분야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어제 오후 관계기관들이 참여하는 자체위기평가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점검한 결과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는 28일 오후 처음으로 교섭에 나섰는데요.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제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품목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불법 파업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양측의 교섭은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29일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업무개시명령이 상정돼 의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었는데도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고 파업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강대강 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