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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산불 대형 막아 "밤샘 진화에 잘 정비된 임도"

◀앵커▶
 식목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화천리에서 난 산불이 발화 17시간 30분 만인 4월 6일 오전 7시에 진화됐습니다.

3월 울진·삼척 산불에 비하면 빠르게 불길을 잡은 건데요.

산불진화대원들의 밤샘 진화, 그리고 잘 정비된 임도가 이번 산불을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희뿌연 연무가 산 위로 피어오르고,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4월 5일 오후 1시 29분쯤, 경북 봉화군 봉화읍 화천리 민가에서 시작된 불은 마을 뒷산으로 옮겨 붙은 뒤 순식간에 3km 떨어진 인근 산을 덮쳤습니다.

◀박성순 봉화군 화천리▶
"가족들이 하나하나 벽돌로 얹어서 지은 집이라. 너무 허망하게 사실은 다 탔죠, 이 안이. 다 탔고, 가재도구들을 이사를 다했는데."

일몰이 되면서 진화헬기 27대는 모두 철수하고, 밤 한때 초속 9m의 돌풍까지 불어 추가 확산 우려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산불과의 밤샘 사투가 벌어졌습니다. 

8백여 명의 산불진화대원들이 방어선을 구축하고 호스로 물을 뿌리며 불길을 잡아갔습니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여기 경사가 심하고 가시와 덤불이 많아서 (진화에) 아주 어려움이 많습니다."

울진 산불 때 투입됐던 산림청 공중진화대 20명도 헬기에서 낙하해 산속에서 사투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갓 태어나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새끼가 공중진화대의 손에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박준호 산림청 공중진화대원(수리부엉이 구조)▶
"화선과 거의 한 30cm 정도도 안 되는 사이에 푸드덕 거리는 것이 보여서. (수리부엉이가) 불 속으로 뛰어드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온몸을 던져서 (구조했습니다.)"

아침 동이 트고 헬기가 다시 뜨기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그러니까 발화 17시간 30분 만인 오전 7시 주불이 잡혔습니다.

3월 울진 산불 때와 달리, 조기 진화가 가능했던 결정적인 요인은 잘 정비된 임도 덕분이었습니다.

이번 산불의 화선이 지나는 산 곳곳에 임도가 여러 갈래로 정비돼 있습니다. 

"산불이 난 봉화군 화천리 산의 임도입니다. 이 임도를 통해 소방장비가 산속까지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남송희 남부지방산림청장▶
"기본적으로 임도만 갖춰진다면 그래도 대응할 수 있고 통제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고요. 풍속이 약했기 때문에 울진 산불보다 20분의 1 정도의 규모가 된 것입니다." 

현장에서는 앞으로 10일 동안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가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170개에 달하는 산림 120ha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고 주택 한 채와 창고 2동 정도만 불탔습니다.

산림당국은 민가의 화목보일러에서 타다 남은 재를 비우는 과정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C.G 이한나)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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