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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성 항일투쟁이야기 5. 고단했던 만주의 삶

◀앵커▶
경북 여성의 항일투쟁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는데, 만주로 망명한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의 삶은 고단했고 비참했습니다.

항일 투사들의 이런 힘겨운 생활사는 훗날 함께 했던 여성 후손들의 회고록을 통해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호영 기자▶
만주로 망명한 독립투사와 가족들의 고단했던 삶은 이해동 여사가 1990년에 쓴 '만주생활 77년'과 허은 여사가 1995년 발간한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회고록에 상세히 담겨있습니다.

허은 여사는 독립운동가 허위 선생의 집안에서 태어나 역시 독립운동가 석주 선생의 집안으로 시집가야하는 운명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시조부인 석주는 물론 시부 이준형, 남편 이병화 선생 등 3대가 독립운동에 뛰어들면서 집안 일은 모두 여성들의 몫이었습니다.

1932년 석주 이상룡 선생이 순국하면서 만주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지만 찬란했던 양반가의 영화는 사라지고 궁핍한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인터뷰▶우진웅 박사/한국국학진흥원
"더 이상 만주에서 살기 힘들어진 그들은 이상룡의 유해를 모시고 곧이어 귀국을 시도했지만 좌절되면서 집 근처에 유해를 임시로 매장하였습니다. 시조모 김우락과 시어머니 이중숙 등 이들의 귀국길도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독립투사 김동삼 선생의 며느리 이해동 여사의 삶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912년 7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만주 망명길에 올랐지만 여사도 김동삼 아들과 혼인하면서 독립운동가 가족의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됐지만 면회조차 할 수 없었던 김동삼 선생에게 보내기 위해 찍은 가족 사진은 만주생활 반세기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됐습니다.

◀인터뷰▶김주현 차장/경북독립운동기념관
"김동삼 선생의 가족 사진은 약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있습니다. 맨 가운데 앉아 있는 김동삼의 아내 박순부 여사의 모습은 독립운동가의 아내로서, 가족을 이끌고 삶을 일궈야 했던 한 집안의 실질적인 주인으로서, 비장한 모습이 엿보입니다." 

 만주 독립군들의 의복과 음식을 마련하고 손수 농사를 지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만주 망명 여성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독립투쟁을 펼친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이호영)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투사들은 자신의 행적을 기록으로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훗날 함께 했던 후손들이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의 생활사가 역사로 남게 됐습니다.

MBC뉴스 이호영입니다.(영상;최재훈)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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