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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길 잃은 한국 증시···해외로 눈 돌리는 '서학개미'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는 불안한 모습입니다. 정치 리스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떠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역시 국내 증시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며 미국 등 해외 주식 투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유 규모는 올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시사ON은 길 잃은 한국 증시의 현주소와 해외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 증시가 너무 약세를 면치 못하다 보니 서학개미 열풍, 즉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열풍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국내 증시 회의론을 짚어보자면, 국내 증시는 세계 증시 호황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다른 증시들은 괜찮았는데 우리 증시만 나 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한국 증시가 다른 해외 증시에 비해 얼마나 소외되었는지, 옥 위원님 말씀 주시죠?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2024년은 역대급 디커플링을 보인 한 해였습니다. 한국과 미국, 코스피와 S&P500이 아니라 한국과 한국을 제외한 주요국 증시가 모두 디커플링을 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연말로 가면서 여러 악재가 터지며 주가가 계속 부진했기 때문인데요. 아직 거래일이 하루 남기는 했지만, 이대로 장이 마감한다면 코스피는 7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 코스닥은 4월 이후 9개월 연속 하락한 것입니다. 월 기준으로 봤을 때 코스피는 상승한 달이 세 달, 코스닥은 두 달밖에 안 되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미국 증시를 보면, 다우나 S&P500, 나스닥 지수는 올해 두 달 빼고는 모든 달이 상승했습니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주식의 3분의 1이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고 하니, 주식시장이 얼마나 부진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한국 증시가 소외되는 와중에 삼성전자의 주식 반등은 언제쯤 가능할까 많은 분이 궁금해하십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25% 정도 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떨어지면 코스피 지수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오르면 코스피 지수도 같이 올라갑니다.

삼성전자가 반등하려면, 현재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초격차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 때문입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를 보면, 주가가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이 현재의 업황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삼성전자는 뚜렷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내년 2분기 정도에는 해결책과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내년 1분기까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미국 증시는 트럼프 랠리로 한참 상승세를 보이고, 한국은 디커플링 현상으로 하락했습니다. 우리는 내려가고, 미국은 달려가고 있습니다. 디커플링 현상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을 보면 반도체, 이차전지처럼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안정적으로, 보수적으로 투자한다고 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투자를 했는데, 경기 여건이 나빠지면서 이제 투자에도 손실을 좀 가져오게 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국내 증시에 전반적으로 좋을 게 뭐 딱히 하나도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적 리스크가 빨라도 내년 1분기, 좀 길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되고, 트럼프 리스크도 이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환율 레벨도 높아져서 대부분의 투자자분들이 국내 주식만 투자하신 분들은 올해는 좀 힘든 한 해를 보내지 않으셨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네, 황 위원님, 이 디커플링이 지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보편적인 관세를 추가적으로 10%에서 20% 정도 모든 국가에 대해서 부과하겠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는 60% 정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전망해 볼 수가 있죠. 관세라는 것이 부과되면 결국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대단히 높은 국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수는 만성적인 부진 상황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수출이 잘되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수출이 안 되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그런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에게 10%에서 20% 정도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결국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렇게 되면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안 그래도 부진한 경제 흐름이, 이런 수출 부진으로 인해서 또 한 번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거시경제 환경에서 기업 실적 개선에 있어서는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오히려 기업 실적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트럼프의 여러 가지 경제 정책들, 관세 정책만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자면 이민 정책이라든지, 재정 확대 정책 이런 부분들이 다 금리를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들이다 보니 국내 기업 실적에 상당 부분 부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고요. 그 충격은 당연히 미국 기업들보다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훨씬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러다 보니 미국의 주가 흐름과 우리나라의 주가 흐름이 굉장히 디커플링 되는 모습들이 강화되는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이 시장, 그리고 우리가 내부적으로 봐도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개인투자자들도 우리 시장을 떠나서 비트코인이나 아니면 미국 시장 같은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투자 이민이 이미 많이 올라버린 미국 증시나 암호화폐로 이동하는 게 과연 안전한 투자일까 고민하는 분도 많은 것 같은데, 이 점은 옥 위원님 어떻게 보십니까?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미국 증시 고점 논란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2024년 내내 있어 왔습니다. '미국 증시가 고점 아니냐, 이제 빠지는 거 아니냐?' 했는데, 2024년에만 57번이나 신고점을 경신했다고 하니, 미국 고점 논란은 조금 더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자산이 한정되어 있으면, 자산을 배분하고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건 너무 당연한 전략입니다.

그런데 우리 증시와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펀더멘털 의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상장된 AI 산업들이 높은 수익을 기록하다 보니 미국 증시로 이동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 같습니다. 11월 말 기준으로 보니 미국 주식 보유 규모가 1,070억 달러에 달하더라고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2년 1월과 비교해 보면 1,060%가 증가한 겁니다.

해외 주식 투자가 늘면서 증권사들은 시스템을 계속 개편하고,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고, 미국 주식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도 이제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주식 투자에 들일 노력으로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까요?

물론 세금 문제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양도 차익에서 250만 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니까, 세금 문제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지금 달러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자본 차익과 달러 투자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측면에서, 많은 분들이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연구위원님, 암호화폐가 지금 엄청나게 오르고 있는데 너무 고평가된 거 아닌가요? 그리고 이 해외주식 투자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뭐, 미국 주식도 지금 고평가 논란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실 주식 투자의 활동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분산 투자를 하라는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분산 투자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분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지리적 분산도 중요한 분산의 개념입니다. 우리나라 시장에 투자하는 것, 그리고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 원칙적으로 보면 양쪽 시장에 모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국가의 주식시장이 동조화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시장과 미국 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지금 상대적으로 조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시장은 굉장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죠. 미국 시장의 고점 논란 이유를 살펴보면, 올 한 해 미국 S&P500 지수는 27.4% 상승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9% 하락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상승 폭이 더 큽니다. 올해 35.7% 상승했거든요.

이것을 2년간으로 연장해 2023년과 2024년을 비교해 보면, 최근 2년간 코스피 지수는 9.2% 상승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S&P500 지수는 58%, 나스닥 지수는 무려 93% 상승했습니다. 2년 동안 S&P와 나스닥 지수는 상승 흐름을 지속했는데, 이런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 주식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물론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중간에 하락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가지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지금 부진하지만, PBR 기준으로 0.85배 밑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역사적으로 저평가 상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여러 시장에 폭넓게 참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 한국 시장, 가상자산 모두 일부씩 투자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난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속도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 박사님, 이 전체적인 큰 전망을 먼저 말씀해 주시죠. 주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0.25% 인하했는데, 더 중요한 점은 내년도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부분입니다. 이전에는 내년에 4회 정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두 번 정도로 줄이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는 기준금리가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연준이 통화 정책을 타이트하게 가져가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준의 이러한 결정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통해 국내로 유입될 유동성 규모가 줄어들면, 수급 상황이 불리하게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미국 연준 발표 이후 우리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금리를 25bp 인하했음에도 주식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즉각적으로 보였습니다. 금리 인하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주요 원인인데요.

금리 인하 속도가 줄어들면 달러와 원화 가치가 빠르게 낮아지기 어려워지고, 외국인 큰손 투자자들이 돌아오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 증시에 어려움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김상호 사회자]
올해 뉴욕 증시는 대형 기술주 그룹이라고 불리는 매그니피센트 7(M7)이 주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M7 위주의 투자가 안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회사들이 성장세가 크다는 측면에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 것 같은데요. 이런 투자 방향이, 미국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에게는 여전히 내년에도 유효할지 궁금합니다.

[옥영경 DGB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AI가 미국 증시를 이끌어가는 테마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7 투자 전략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종목은 연초에 비해 상승세가 많이 둔화했습니다. 투자 전략 자체는 유효할 수 있지만, 2024년이나 2023년만큼의 성장률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황세운 박사님, 어떻게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네, 일단 옥 위원님의 의견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M7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당히 큰 폭의 상승을 보여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엔비디아 같은 경우에는 기록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왔죠.

문제는 이러한 상승률이 계속해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AI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관련 주식들이 상당히 빠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여왔습니다만, AI라는 것이 과연 어느 정도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여겨졌던 엔비디아도 현재 기대감이 너무 높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기대감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견해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과 같은 빠른 주가 상승 흐름은 더 이상 이어지기 어렵고, 오히려 지금은 고점 근처에 와 있다는 견해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M7에 대한 기대감은 눈높이를 다소 낮추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내년에도 추가로 약간의 상승 가능성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이전 2년과는 확연히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더 방어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종목들에 접근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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