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인사
첫눈
어젯밤 아주 조금, 가까스로 첫눈이 내렸습니다.
비와 눈이 적어 건조한 이곳에 내린 축복입니다.
염화칼슘 흔적만 남은 도로를 자동차가 질주합니다.
차가 귀했던 때에는 무엇으로 제설했는지 궁금해집니다.
폭설이 잦았던 어린 시절, 등굣길을 따라나선 엄마가
새끼줄로 신발을 묶고, 연탄재 뿌려주던 일 생각납니다.
시퍼렇게 날 선 칼날처럼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사정없이
파고드는 날에 옛일을 돌이키는 것도 축복일 것입니다.
모든 지나간 것은 아름다운 법이지만, 그중에서도
유년 시절을 돌아봄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것입니다.
평안한 저녁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