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저녁인사

꽃은 단번에 피어나지 않는다

꽃은 단번에 피어나지 않는다 창밖에 속삭이는 봄비가 정겹게 느껴지는 하오에 문득 ‘꽃은 언제 피어나는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당에 서 있는 홍매의 꽃이 속 시원하게 피어나지 않아서 개화가 굼뜨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2주 넘도록 하나둘씩 개화를 실행하는 홍매를 보면서 ‘꽃은 단숨에 피어나는 게 아니군’ 하고 생각합니다. 서서히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쉬지 않고 꽃을 피워내는 홍매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百花齊放’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했던 때를 돌이켜보면서 나지막하게 속삭입니다. ‘꽃이 일제히 피어나는 법은 없어!’ 평안한 저녁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