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인사
제주 4.3 사건을 돌이키며
제주 4.3사건을 돌이키며
연분홍과 하얀 벚꽃 이파리들이 눈처럼 흩날립니다.
바람은 떨어진 꽃잎들을 모두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화사하고 은성(殷盛)한 봄의 향연이 오늘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제주 4.3사건을 돌이킴은 뼈아픈 일입니다.
1947년 3월 초하루 3.1절 발포사건을 근저에 두고 이듬해인
1948년 4월 3일 발생하여 1954년에야 종결된 제주 4.3사건!
1978년 소설가 현기영 선생이
중편소설 <순이 삼촌>으로 살려내기 전까지
강제된 침묵과 완벽한 금단의 영역이었던 제주 4.3사건!
그때 봄날의 꽃잎들처럼 스러져간 수많은 영령 앞에
고개 숙입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시민을 학살하는 일은
이 땅에 더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평안한 저녁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