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저녁인사

채움과 비움

채움과 비움 계영배(戒盈杯)라 불리는 술잔이 있습니다. 이 술잔에는 7할까지만 술을 따를 수 있습니다. 그 이상 따르면 술잔의 모든 술이 쏟아져 버립니다. 춘추오패의 한 사람인 제환공이 군주의 과욕을 다스리기 위해 계영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도 계영배를 가지고 다녔다지요. 우리는 채우려고 하면서 비우는 것에는 인색합니다. 그런데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습니다. 그릇은 비워야 담을 수 있고, 길은 비어있어야 사람과 자동차가 다닐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비어있어야 누군가를 담을 수 있겠지요. 너무 많이 채우지 마시고, 조금은 비우심이 어떠실지요?! 화사한 저녁시간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