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인사
눈과 보리
눈과 보리 어린 시절 방학이면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댁을 찾아서 여름과 겨울을 보냈습니다. 모질게 추웠던 어느 해 겨울, 눈보라가 몰아닥쳤습니다. 어린 보리싹이 초록초록, 고개를 막 내밀었던 땝니다. 하얀 눈이 보리를 온통 덮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보리가 눈 때문에 너무 추워 보여요, 할머니."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눈은 보리한테 이불 같아서 바람을 막아준단다." 눈이 올 무렵이면 어린 시절 보리가 생각나곤 합니다. 평안한 저녁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