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저녁인사

始는 終이요, 종은 시다

始는 終이요, 종은 시다! 스무 살 남짓한 윤동주 시인이 어느 날 서강벌에서 전차를 탑니다. 종점은 동대문입니다. 그는 동대문에서 내리지 않고 앉아 있습니다. 전차는 시인을 태우고 서강벌까지 달려갑니다. 그래도 시인은 계속 앉아 있습니다. 다시 전차가 동대문에 도착하지만, 그는 앉아만 있습니다. 전차가 서강벌에 다시 도착하자 윤동주 시인은 차에서 내립니다. 훗날 그가 남긴 글에 “시는 종이요, 종은 시”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시작은 끝이오, 끝은 시작이다! 하는 말입니다. 오늘 많은 청년이 끝을 의미하는 시험을 치렀지만, 모든 것은 다시 시작입니다. 시작과 끝은 삶과 죽음처럼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졸업과 입학이 언제나 묶여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평안한 저녁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