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누구나인문학

10월 13일 책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의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에서 생각할 몇 가지


1) 책의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나무에서 역사를 유추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보이는데, 실제적인 예가 있는가?!

일본의 국보 1호가 미륵보살반가사유상, 일본에는 없는 적송(붉은 소나무)으로 제작.

-> 통일신라 장인이 만든 반가사유상을 일본에 전해줌 <- 일본에 적송의 반가사유상 부재

1844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나와 있는 네 그루 소나무의 정체는 ‘해송’

-> 제주 대정에서 귀양살이할 때 찾아온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

-> 대정 인근에서 자라던 소나무, 해송을 보고 그린 그림


2) 나무와 관련된 신화가 세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데, 구체적인 본보기를 들어달라!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과 오딘의 관계 (우주수 - <천공의 성 라퓨타>), 북아시아는 전나무, 시베리아는 자작나무와 연관. 일본은 스사노오와 네 종류 나무

수염 – 삼나무, 눈썹 – 녹나무 (배)/ 볼기짝 털 – 금송 (관재(棺材))/ 가슴 털 – 편백 (궁궐)

실제로 임진왜란 당시 일본 수군의 주력인 안택선은 녹나무과 삼나무 재료 (가볍고 무르다!)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의 주력은 판옥선 (소나무 무겁고 단단하다!)

<일본서기>(720)에 기술된 내용 <-> 고려의 <삼국사기>(1145)에는 신화적 내용 부재 (유교)

1971년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재위 501-523)릉 발굴 당시 관재로 금송이 화제

(일본에서 가져온 재료!) -> 우리나라에 없는 관재 금송


3)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단수가 우리가 알고 있던 박달나무가 아니라고?!

신단수(神壇樹)의 ‘단’자는 박달나무 ‘檀’자가 아니라, 단 ‘壇’자다. (강단, 연단의 단)

신시를 열 때 풍백 우사 운사가 각각 1,000명 인솔 -> 등장인물 3,003명 더하기 환웅

(바람과 비를 중시 <-> 4대 원소 지수화풍에서 땅과 불은 제외)

-> 박달나무는 높이 자람으로 성장, 가지를 넓게 펴서 자라지 못함 -> 수령도 500년 미만

우리나라 전체 당산나무의 3분의 2가 느티나무 (2003년 매미 태풍 때도 끄떡없음)

우람한 덩치와 3,000년 이상의 수령 가능, 고아한 품위


4) 로마가 비단 때문에 멸망한 것처럼 신라가 숯 때문에 망했다는 얘기도 실려 있다면서?!

정수일 교수의 <고대문명교류사>에 기술된 내용: 사치로 인한 로마의 멸망과 비단

(동방무역에서 비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심대했음!)

<삼국사기> ‘헌강왕(재위: 875-886) 조’에 나오는 ‘숯’ 이야기 “일반 민중까지도 밥 짓는 연료로 숯을 사용 -> 경주 인근의 숲이 계속 황폐” -> 실제로 신라는 헌강왕 이후 불과 50년 만에 멸망의 길 (935년 경순왕과 왕건)

- 메소포타미아 <길가메시 서사시>에 등장하는 두 인물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레바논 삼나무 숲의 수호신 훔바바 살해 -> 홍수설화 (성서에 반영)

재래드 다이아몬드 교수 <문명의 붕괴>: 기후변화, 환경파괴, 우호적인 이웃의 지원 중단이나 감소, 적대적인 이웃의 존재, 문명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사유 방식 (존속이냐, 폐지냐!)


5) 연리지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는데, 아무 연관 없는 나무가 연리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연리는 “나무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맞닿은 채로 오래 살다가 맞닿은 세포가 합쳐져 하나로 되는 것”을 가리킴 -> 가지가 이어지면 연리지,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 뿌리가 이어지는 경우는 아주 흔하지만, 이것을 연리근이라고 부르지 않음!

연리는 종류가 같거나 아주 가까운 친척이어야 가능 (감나무와 고욤나무)

소나무와 참나무는 수천수만 년 붙어 있어도 연리가 되지 않음 (불수자성수연성 불가능)

연리지는 당나라 시인 백낙천(백거이)의 <장한가>에서 당 현종과 양귀비의 한을 노래

7언 120행 840자의 장시 <장한가>

七月七日長生殿 夜半無人和語時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게 해달라!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不絶期


6)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친 ‘행단’을 둘러싼 실학자들의 오류도 지적했다면서?!

杏壇은 살구나무와 은행나무 모두 가능: 이수광 <지봉유설>, 정약용 <아언각비>에서 살구나무로 해석 -> 그늘도 작고 수명도 짧으며 벌레가 모여드는 살구나무가 아니라, 여름철에 무성한 잎과 벌레 꼬이지 않고, 우람하고 오래 사는 은행나무가 행단의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