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인문학
11월 22일 영화 <나의 끝 당신의 시작>

* 영화 <나의 끝, 당신의 시작>에서 생각할 몇 가지
1) 이 영화를 연출한 여성 감독은 이름으로 보면 일본인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그런가?!
1988년 출생한 마리코 미노구치 감독은 이번 영화로 큰 성공
2020년 도이칠란트 영화 비평가 협회 최우수 각본상 + 최우수 장편 신인 감독상
2020년 리비에라 국제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국적이 도이칠란트인데 성과 이름 모두 일본식인 걸 볼 때 아버지가 일본인
2) 영화제목이 독특한데, 영어 제목은 ‘상대성’(relativity)이다, 뭔가 함축적인 의미가 있나?!
영화가 끝날 무렵에야 비로소 ‘아하!’ 하는 소리가 나온다.
아론(Aron)과 노라(Nora) 라는 남녀 주인공 이름을 곰곰 생각하면 정답 출현
우리말로 하면 연결되는 것이 전혀 없는데, 도이치어 알파비트로 생각해보면 연결
아론을 거꾸로 해보면 론아인데, 도이치어로 뒤집으면 노라
이런 식의 대표적인 이름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알려진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 한나는 거꾸로 읽으면 나한이 되지만, 도이치어로 읽으면 똑같이 한나
상대성이란 말은 상대성 이론이나 상대성 원리로 친근한 용어
-> 영화에서 주인공 아론의 물리학 강연 장면에서 잠깐 나오는 양자역학 이론과 연결
3) 상당히 추상적이고 어려운 영화로 다가오는데, 잠시 영화의 기둥 줄거리를 소개한다면?!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아론과 가게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노라는 서로
사랑한 지 어느새 2년. 그들은 세상 모든 청춘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 그러다가 어느 날
은행에서 복면강도 -> 아론의 예기치 못한 죽음과 사랑의 슬픔으로 무너져내리는 노라
죽음과 마주하면서 아론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나의 끝은 너의 시작이야’
여기에 느닷없이 끼어드는 인물 나탄 (딸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은행강도!)
4) 그렇다면 영화 장르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가 아니라, 사회 드라마인가?!
영화의 외피는 분명 잃어버린 사랑으로 인해 괴로운 여인 노라의 상실과 슬픔과 아픔
거기에 나탄과 가난 그리고 고액의 병원 치료비가 개입하여 사회 드라마 요소가 강화
급성 림프종 백혈병이라는 희귀 혈액암으로 긴급한 수술과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
나탄은 다니던 회사에서 3유로짜리 아동용 팔찌를 훔쳤다는 이유로 해고 -> 의료보험
혜택에서 제외되어 사비로 병원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 -> 여기에 골수이식까지!
5) 아론과 노라, 나탄이 서로 이어지는 관계로 발전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사실 영화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신비로운 지점이 이 대목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탄은 아론을 죽인 사람인데, 그와 연결되는 노라
나아가 노라는 나탄의 딸 에바에게 골수까지 기증하여 수술하도록 도와줌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남자에게 두 차례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난 노라
노라의 용서와 도움으로 재탄생하고 딸까지 목숨을 구하게 된 나탄의 운명
-> 아론의 말처럼 세상에 우연은 없고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6) 슈뢰딩거의 고양이 혹은 슈뢰딩거의 찬장이라는 양자물리학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우연히 발생하는 미시세계의 사건이 거시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내용의 실험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아론과 노라는 은행에 돈을 찾으러 갔다가 은행강도와 대면
만일 그때 아론에게 카드가 있었다면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 하필이면 그는
은행에 전화하는 걸 잊었거나 싫었거나 -> (우연한 작은 사건) -> 느닷없는 죽음
그런데 이런 죽음에 내재하고 있는 관계와 인연의 중첩 (아론 노라 나탄 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