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인문학
2월 7일 영화 <원 세컨드>

* 장예모 감독의 신작 <원 세컨드>에서 생각해 볼 몇 가지
1) 장예모 감독은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만한 대가로 알려져 있죠?!
독특한 이력을 가진 현대 중국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1950년 출생 (부친은 장개석 편)
1966년부터 1976년(모택동 사망)까지 진행된 문화대혁명 기간 중 3년 동안 하방
-> 1978년 <북경 영화학원> ‘촬영과’ 신입생으로 영화와 인연
-> 1982년 졸업과 함께 진개가 감독의 <황토지> 촬영감독 (<패왕별희> 5세대 감독)
-> 1988년 <붉은 수수밭>으로 베를린 영화제 대상
-> 1992년 <귀주 이야기>, 1999년 <책상 서랍 속의 동화>로 베네치아 영화제 대상
-> 1994년 <인생>으로 칸 영화제 대상 (세계 3대 영화제 모두 석권)
1990년대 중국 영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 장예모 감독
근간에 자리한 것이 전근대 중국(<홍등>, <붉은 수수밭>)과 현대 중국(<귀주 이야기>)과
문화대혁명(<인생>)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2) 그랬던 장예모 감독의 영화 인생이 2000년대 들어와서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면서?!
1998년 개봉된 화제의 영화 <타이타닉>을 무색하게 만든 소품 <집으로 가는 길> (1999)
-> 거기서 장예모는 1958-60년까지 진행된 대약진운동의 어두운 면을 서정적으로 포착
<책상 서랍 속의 동화>로 급속하게 도시화-근대화를 겪는 농촌 오지의 실상 영화화!
이름 없는 작은 인간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냄으로써 인생의 비의(秘義)를 담은 장예모
2002년 <영웅>으로 세계관의 일대 전환 -> 소재는 사마천의 <史記 列傳> 가운데
刺客 列傳에 나오는 ‘荊軻’라는 인물이 주인공 -> 그것을 진시황으로 바꾸는 장예모
장작을 패다 보면 부스러기가 튈 수 있다는 신념에 기초한 대국주의-천하주의-국가주의
통일 대업을 위해서는 개인과 가문 같은 작은 규모의 비극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
-> 이런 관점에서 2008년 북경 올림픽 개막식-폐막식 총감독 구실
3) 이번에 출품된 신작 <원 세컨드>는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가, 조금만 알려주었으면?!
고비 사막이 한없이 펼쳐지는 내몽골 자치구에서 사건이 발생
사소한 싸움에 휘말려 6년째 옥살이하는 장주성은 여덟 살배기 딸과 작별 수감생활
-> 딸이 영화에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탈옥하여 영화 보려고 대처로!
-> 어린 남동생에게 필름으로 멋진 전등갓을 씌워주려는 누나 류가녀가 필름을 훔쳐 도주
-> 장주성과 류가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고비 사막을 배경으로 느릿하게 전개
-> 시대 배경은 문화대혁명이 한창인 1974년
-> 마을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 상영하는 영화를 보려고 몰려들지만, 모자란 아들 때문에
영화 기사는 난처한 상황에 몰리게 되면서...
4) 죄수의 딸이 영화에 나온다는 얘기는 상당히 이색적인 설정인데, 설명이 필요한 듯한데?!
우리나라 영화관에서도 예전에는 영화 시작 전에 애국가제창이 있고, 그 다음에
<대한 늬우스>가 나왔다! 역대 군부 출신 대통령들이 맨 처음 나와서 설레발치고...
문화대혁명 시기니까 영화 시작 전에 홍보영화에 모택동이 나와서 정치 선전하고...
거기서 장주성의 14살 먹은 딸이 밀가루 부대를 나르는 장면이 딱 1초 나온다!
그걸 보려고 장주성은 탈옥까지 결심하지만, 필름이 엉망진창이 되었던 것!
영화 기사는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필름을 정성스레 닦아서 상영에 성공
5) <원 세컨드>를 보면서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이고,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사막의 부드러운 능선이 한없이 펼쳐지는 장면이나,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환호작약하는
장면, 주인공들 사이에 생겨나는 인간적인 교감 혹은 정리 같은 것이 인상적.
문화혁명 당시 중국인들에게 영화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다시 생각.
어린 시절 곡마단(서커스)이나 약장수를 위한 차력사를 보았을 때 감동이 새록새록
그런 시간대를 살아온 세대의 감성을 한껏 자극하는 장예모
그의 새로운 영화 인생이 <원 세컨드>와 함께 다시 시작되기를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