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누구나인문학

11월 25일 책 <도련님의 시대>

한국인과 근대성 한국의 근대를 말할 때 맨 처음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백열전구와 전차, 신체시와 철도 혹은 고종이 즐겨 마셨다는 커피?!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근대와 근대인이라는 명제를 두고 신경쇠약이나 위궤양으로 괴로워한 한국인은 누구였을까?! 왜 우리는 일제의 종살이를 하고, 그들을 통해 근대와 근대성을 수용해야 하는지 문제를 던진 사람은 누구일까?! <도련님의 시대>를 읽으면서 그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었다. 한국의 근대문학은 어떻게 태동한 것일까. 이광수, 김동인, 현진건, 염상섭 같은 작가들과 <개벽>, <백조>, <창조> 같은 동인지며, <해에게서 소년에게>나 <불노리> 같은 신체시, ‘토월회’와 ‘극예술연구회’의 신극운동의 기저에 자리한 것은 모두 일제 아니었는가! 그런데 누가 식민지 조선과 근대를 결부하여 과거를 곱씹으며 현재를 사유하고 미래를 고뇌하였는가! 이런 점에서 ‘동학’이나 그것을 뒤이은 천도교를 제외한 한국인들의 어떤 사유나 인식에도 자각한 근대인 의식은 결석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나쓰메 소세키도 없었을뿐더러,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2,000년 넘도록 중국과 중국인의 창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반세기 이상 일본과 일본인의 눈을 빌리고, 다시 70년 넘게 양키 아메리카의 시선으로 세계를 들여다보는 한국인이라니. 이런 문제의식을 불현듯 일깨워준 서책이 <도련님의 시대>다. 이제는 자각하고 반성하고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도 되지 않았는가?! 한국과 한국인, 그것은 세계에 무엇인가! <도련님의 시대> 1-5, 세키가와 나쓰오 쓰고, 다니구치 지로 그림, 세미콜론, 2015. ---------------------------------------------------------------------------------- <책소개> 일본 만화의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수준 높은 지점을 차지한다고 할 만한 『「도련님」의 시대』는 시나리오를 쓴 세키카와 나쓰오와 그림을 그린 다니구치 지로가 무려 12년에 걸친 협업을 통해 완성한 작품이다. 일부러 상업성을 배제하고 만화에서 이제껏 다뤄본 적이 없는 것을 해 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으며 1986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주간만화 《액션》에 처음 연재되었다. 본래는 단행본 단권으로 기획되었지만 작가들도 예상치 못한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작업이 계속 이어져 1998년에 전5권으로 완성되었다. 『「도련님」의 시대』는 1993년 일본 만화가 협회 우수상, 1998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다니구치 지로라는 당대의 화가와 세키카와 나쓰오라는 작가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