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살아 있는 인물 사진의 대가 조선희 작가가 이번엔 얼음 속의 죽은 새를 갖고 관객을 찾습니다.
'조선희 사진전 잉여의 시간'은 형상이란 것이 잡혀 있듯 보이지만 실은 이미 사라지고 있음을 말하는 '시간성'에 카메라 렌즈를 맞추고 있습니다.
이태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투명한 얼음 속에 갇힌 죽은 새들의 사진이 걸렸습니다.
새는 이미 죽었지만, 얼음은 사체를 끈질기게 물고 현재로 박제합니다.
얼음 속에 박제된 새의 사체는 섬뜩하지만,
액자는 한때 정우성이나 전지현 같은 유명인의 사진이 들어있던 바로 그 액자를 재활용했습니다.
죽음을 붙잡고 이미지를 보존하려는 작가의 시도에 관객은 사라짐이 진행 중인, 원래부터
허락되지 않았던 '잉여의 시간'을 체험합니다.
◀ 조선희 작가/Frozen Gaze 잉여의 시간 ▶
"묻어놨던 아픈 죽음을 다시 끄집어내서 응시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고맙다라는 메시지를 몇 번 받았거든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작가는 죽은 새를 주워 와 얼리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시간은 재현 불가능이고, 그래서 얼음과 사진은 보존이 아니라 붕괴를 늦출 뿐입니다.
때로 죽은 새에서 흘러나온 피가 얼음 속에
스며들면서 화면 위에 붉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차가운 얼음 표면 아래 선명히 드러난 붉은 피는 쉽게 부서지는 삶과 시간의 덧없음을
처절하게 깨닫게 합니다.
◀ 조선희 작가/Frozen Gaze 잉여의 시간▶
"사실 피 자체는 우리의 본질이거든요. 그 본질을 들여다보게 되는, 죽음이라는 본질을 들여다보게 되는, 사실 죽음보다 삶이라는 본질을 들여다보게 되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포착한 조선희 작가의 사진전 잉여의 시간은 대구시 남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다음 달 6일까지 계속합니다.
mbc뉴스 이태웁니다.(영상취재 한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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